中음운학 바탕 1443년 창제 … 가장 합리적 문자

▲ 우리나라 고유의 문자 '훈민정음'.
훈민정음은 우리나라 고유의 문자로, 1443년(세종25년)에 창제되고 1446년 반포되었다.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소리'라는 뜻의 훈민정음은 언문(諺文)·언서(諺書)·반절(反切)·암클·아햇글·가갸글·국서(國書)·국문(國文)·조선글 등 여러 명칭으로 불렸는데, 특히 언문은 '상말을 적는 상스러운 글자'라는 뜻으로 한자·한문에 대하여 한글을 낮추어 부르는 속칭으로 널리 쓰였다. 그러다 근대화 과정에서 민족의식 각성과 더불어 국문(國文)이라고 부르다가 주시경에 의해 한글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져 1913년부터 쓰이기 시작하였다. 한글이란 말의 뜻은 '한(韓)나라의 글', '큰 글', '세상에서 으뜸가는 글'이란 의미로, 세종대왕이 '정음'이라 부른 정신과 통한다.

훈민정음은 중국음운학 지식을 바탕으로 중세국어를 음절단위로 파악하고, 다시 이를 초성(初聲;첫소리, 닿소리)·중성(中聲;가운뎃소리, 홀소리)·종성(終聲;끝소리, 닿소리)의 3단위로 분석하여 만들었는데, 그 독창성과 기호 배합의 효율성면에서 볼 때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인 문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근거로는 모음과 자음의 구별이 쉽고, 28개 자모가 수직-수평의 조합으로 반듯한 사각형을 이루면서 질서정연하게 배열된 점을 들고 있다. 특히 자음이 입술, 입 및 혀의 위치를 확실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한글의 과학성이 더욱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국내에 유일하게 남아있는 본으로, 조선 세종 28년(1446)에 새로 창제된 훈민정음을 왕의 명령으로 정인지 등 집현전 학사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한문해설서이다. 책이름을 글자이름인 훈민정음과 똑같이 '훈민정음'이라고도 하고, 해례가 붙어 있어서 '훈민정음 해례본' 라고도 한다.

세종실록에 의하면 훈민정음은 세종 25년(1443)에 왕이 직접 만들었으며, 세종 28년(1446)에 반포한 것으로 되어있는데, 이 책에서 서문과 함께 정인지가 근작(謹作)하였다는 해례를 비로소 알게 되었으며, 또한 한글의 제작원리도 확연하게 드러났다.

▲ 윤용현 국립중앙과학관 학예연구관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