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중심복합도시 긴급제언 ④

행정중심복합도시는 특별법을 제정하면서 기능에 따라 만들어 진 이름이다보니 일부에서는 행정중심복합도시보다는 행정도시, 행복도시 등 다양한 약칭으로 불려져 도시 정체성도 확보하고, 도시의 명칭·지위 및 관할 구역에 관한 법률제정에도 사용하기 위해 조기에 도시이름을 제정하게 됐다.

통상 이름을 짓는 것은 얼핏 생각하면 쉽고 간단할 것 같으나 지역의 이해관계 등으로 인해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자칫 지역 분쟁까지 발생되는 예가 허다했다. 우리가 지금 부르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의 경우도 1992년부터 세종, 인천, 서울, 영종을 가지고 4년간에 걸친 논란 끝에 확정된 이름이며, `천안아산역`은 소송까지 이어진 사례로서 그만큼 이름을 짓는다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이해관계와 첨예한 의견 대립으로 잘못하면 갈등에 소지를 안게 된다.

이에 건설청에서는 행정도시의 이름을 짓기 위해 지명과 관련된 각계 전문가와 전국 광역자치단체 및 인근 기초자치단체 추천을 받아 `도시명칭제정심의위원회`를 구성해 도시명칭 제정에 대한 심사기준을 정했다. 심사기준으로는 지리적 특성, 역사성, 상징성, 대중성, 국제성, 도시특성 등이 반영돼야 한다는 기준과 아울러 심도있는 심의가 될 수 있도록 `도시명칭제정심의 소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과정에 인근 자치단체 추천인사는 우선 소위원회에 참여해 지역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게 하는 등 갈등을 최소화 하려 했으며,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해 오해소지도 없도록 했다.

이 중 특히 고민스러웠던 것은 충남도와 연기군의 생각과 다른 이름이 지어졌을 경우 충남도 및 연기군의 반발이었다. 이를 위해 충남도가 추천한 인사 2명을 명칭제정심의위원으로 위촉했으며, 연기군과 의회에는 명칭제정에 대한 설명도 하면서 연기 군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홍보했고, 심의에 있어서도 지리적 특성과 역사성을 제일 중요시했다. 충남도 및 연기군 추천인사의 의견을 끝까지 경청하고 수용해 만약 다른 명칭이 제정되더라도 절차적 정당성으로 수용할 분위기 조성에 주력하고 추진했다.

명칭 공모는 일반 국민이 많이 이용하는 인터넷에 광고하고 접수를 병행한 결과 예상대로 전국적으로 고루 참여했다. 마감한 2163건에 대해서는 명칭제정심의소위원별로 50개씩 선정한 결과 203개의 명칭이 선정되는 등 이를 다시 전체 심의위원회에서 20개의 명칭으로 압축시켰다. 그리고 당초부터 사용돼 직권 상정키로 한 `행정중심복합도시, 행정중심도시, 행복도시, 행정도시`외에 연기군에서 요구한 `연기`를 포함한 25개를 가지고 다시 10개로 압축했다. `연기`는 당초 국민선호도조사 대상에 제외될 처지였으나 연기군민들의 의사를 최대한 존중키로 해 국민선호도조사에 포함시켰던 것이다.

국민선호도조사외에도 행정자치부, 건설교통부, 건설청 홈페이지를 통한 미니투표, 충남·북, 청원·공주·연기 지자체 및 의회 의견 수렴, 행정도시건설자문위원 자문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1차로 `한울, 금강, 세종`으로 압축시켰다. 그리고 2차에 걸친 국민선호도조사를 실시했는데, 단순 선호도조사만으로 결정한다면 갈등을 해소할 수 없다는 판단하에 지난해 3월 명칭제정 계획수립단계부터 검토, 같은해 7월 27일 도시명칭 국민공모시부터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추진위원회`에서 최종결정하는 것으로 공고를 했다.

이후 같은해 12월 21일 추진위원회에서 `세종`으로 최종 확정했으며, 동시에 올해 제정될 행정도시 지위 등에 관한 법률의 명칭으로 `세종`을 반영한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도시명칭이 `세종`으로 결정된 것에 연기군과 통합을 주장하는 일부에서는 섭섭해 했지만, 대부분 반기는 분위기다.

이는 `세종`이 갖는 성군의 의미 외에도 명칭이 제정되기까지 국민여론 검증과정을 거친 점과 지역주민의 의견을 끝까지 경청하면서 유연하게 대처한 점, 그리고 국민선호도조사만을 고집하지 않고 지역 정서를 읽으면서 지역에서 주민과 함께 심의·결정 한 것이 주효했던 것이다.

/강병국 건설청 자치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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