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영
충북도교육청 장학사

오늘의 심각한 청소년 문제는 사회, 학교, 가정 모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데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소비지향적이고 물질적이며 어떠한 형태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만연한 폭력, 부정, 기본적인 도덕성과 가치의 부재 등이 청소년들에게 영향을 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청소년에게 직접적이고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곳은 가정이다. 생활에 지친 모습이 역력한 부모와 부모 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자녀가 공존하는 곳, 아날로그 시대와 디지털 시대의 마찰이 있는 곳, 가족 간의 대화가 사라진 곳, 기초 교육의 가치를 잊고 살아가는 곳으로 변화하고 있는 가정에서 자란 청소년들은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며 대중 문화에 무비판적으로 오염되어 잘못된 가치관을 만들어가고 있고 이것이 교실 붕괴와 사회 파괴로 연결되는 것이다.

사회와 학교와 가정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회복이 우선이다. 사회의 변화와 생존 경쟁의 필요로 어머니가 가정으로부터 떠나는 것도 큰 문제이지만, 가정의 시발자인 아버지가 자기의 구실과 역할을 온전히 감당하지 못하기에 오늘날 이 많은 문제가 발생 하는 것이다.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한 버지나아 사티어는 '가정은 사람 만드는 공장' 이라고 하였으며, 교도소 사역 전문가 빌 그레스는, '교도소 수감자들이 자신의 아버지를 미워하지 않는 사람을 단 한 사람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형편을 보면, 한 아버지가 자녀와 갖는 대화의 시간이 하루 평균 37초, 이혼율 40% 상회, 10명의 청소년 중 2명이 가출, 미혼모의 급증으로 미혼모 아이 70%가 기형아와 장애아로 버려지고 있다.

부모의 이혼율과 부부의 이성 친구 급증, 외도와 간음 팽창, 밤거리를 누비는 폭주족, 술 취한 청소년과 아버지들의 방황, 자신들의 성적 순결을 너무 쉽게 내어버리는 여성과 남성들, 'my key'를 지닌 아이들이 아무도 반겨주는 이 없는 자기 집의 문을 따고 들어가 냉장고의 음식을 꺼내 배를 채우는 비인간적 세태가 오늘 우리의 모습이다.

자기의 역할과 기능을 모르는 아버지와 역할과 기능을 배우지도 못 해 보는 자녀들이, 그로 인해 서로에 대한 분노와 상처를 간직하고 멀어져가는 가정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충청북도교육청에서는 품성교육의 초점을 이에 맞추어 금년 5월부터 전국 최초로 아버지학교를 개설하기로 하였다. 청주, 충주, 제천, 영동, 진천 등 5개 교육청에서 교직원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4주 동안 아버지의 영향력, 아버지의 남성, 아버지의 사명, 아버지와 가정 등의 주제를 가지고 진행한다. 또한 5개 초·중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4주 동안 장차 어떤 부모가 되어야 하는지를 배우는 청소년 아버지학교도 개설된다.

지금까지 학생에게서 찾으려 했던 학교 폭력의 원인을 아버지에게로 돌려 아버지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일깨우고, 이를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의 중요한 문제로 보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오늘날의 모든 문제는 가정의 문제이며 가정의 문제는 바로 아버지의 문제이다.아버지가 교육의 중심에 서 있다. 아버지는 학생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바로 서야 가정이 바로 서며 가정이 바로 서야 학교가 바로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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