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홍균 교육·문화부장] 당초 오는 9월 25일부터 11월 3일까지 개최한다고 알려져 있던 충북 청주공예비엔날레의 날짜가 올해 10월 8일부터 11월 17일까지로 변경됐다고, 휴일인 지난 20일 비엔날레조직위원회 측이 언론에 알려왔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지난주 한 언론사가 비엔날레 홈페이지를 보던 중 대외적 공표 없이 날짜가 변경돼 있는 모습을 봤으며 이를 '시작 전부터 혼선을 빚는다'고 보도하자 조직위가 개최 시기 변경을 공식화하기 위해, 정확히는 조직위 측의 입장을 알리기 위해 이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한다.

물론 많은 예산이 소요되는 국제행사의 일정을 외부에서 납득할 만한 어떤 절차 없이 갑자기 바꾸는 건 당연히 옳지 않다. 게다가 격년제로 열리는, 그래서 이름도 비엔날레이고 올해로 11회인 청주공예비엔날레 측이 괜찮겠거니 하며 일처리를 했다면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원래 조직위 측은 21일쯤 언론에 행사 날짜 변경 사실을 알리며 왜 그랬는지 설명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주 행사장인 옛 연초제조창은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한창인 곳이다.

청주시는 5층짜리 옛 연초제조창 본관동을 상가와 공예관으로 리모델링하는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1단계 사업을 벌이고 있다. 1단계 사업은 오는 7월 완료되며 1∼2층 상가는 올해 10월까지 문을 연다.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면 공예비엔날레 상설관이 운영되고, 공예비엔날레가 개최되지 않는 기간에도 특별기획전과 공예체험 등 다양한 전시와 체험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20일 조직위는 "기존 일정대로 행사를 열면 내부 공사와 1·2층 유통시설 입점이 겹쳐 비엔날레 작품 반입 시 분진과 소음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무엇보다 관람객 안전사고가 우려됐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조직위는 "일정 변경이 부담됐지만, 올해 청주시의 10대 과제 중 하나가 '안전'이어서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라며 양해를 구했다.

 
조직위의 이같은 결정이 과연 비난 받을 일일까. 설령 연초제조창 리모델링이 비엔날레 작품 반입 전에 끝난다고 해도 입점하는 유통시설들은 자체 리모델링을 안 하겠는가. 개최 시기도 중요하지만 쾌적하고 안전하며 온전한 작품 관람이 더 우선 아닐까.

 
홈페이지 날짜가 갑자기 바뀐 건 담당 직원이 열심히 하려다 보니 생긴 일이라고 생각해주면 안 되는걸까. 그래서 필자는 '혼선'이라기 보다는 '단순 해프닝'으로 봐줄 순 없는지 묻고 싶다. 게다가 새로운 사무총장과 본부장이 조직위가 속해있는 시 문화산업진흥재단에 들어왔고, 그간 고질적 문제였던 전담조직과 상설전시관 부재 등도 이제 개선되려는 마당에 비난보다는 우선 응원과 관심을 보내는 게 더 좋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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