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200명 실태조사… 월수입 67만원 이하 34.5%

10명 중 8명이 일 없거나 임시ㆍ일용직
빚 3000만원 이상 21%… 여가땐 잠 자

여성가장 김모씨(36·천안시 쌍용동)는 오전 8시에 직장인 어린이집으로 출근해 오후 7시나 돼야 파김치가 돼서 퇴근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12시간 근무에 김씨가 손에 쥐는 월급은 고작 90만원.
2년 전 남편이 간암으로 사망해 중3 딸과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을 키워야하는 김씨는 갖고 있는 보육교사 자격증을 활용해 먹고 살기 위해 직업전선에 뛰어 든 케이스다. 퇴근 후 설거지와 집안일까지 마무리하고, 피곤에 지쳐 쓰러져 이내 잠에 빠져들고 아침 6시엔 일어나 아이들 밥을 차려놓고 출근하는 다람쥐 쳇바퀴 식 생활의 연속이다.김씨의 사례에서 보듯 여성가장은 생활고와 피곤함에 시달리고 있다.
천안시는 호서대학교(책임연구원 송다영 교수)에 의뢰,200명의 여성가장을 대상으로 빈곤여성가장 실태조사 최근 실시했다.
여성가장 수입은 4인 가구 월평균소득의 50%에 해당하는 114만원~169만원이 8.2%, 170만원 이상은 6,2%에 그쳤고, 68만원~91만원 이하 30.4%,92만원~113만원 20.6%로 조사됐다. 월 67만원 이하의 수입도 34.5%나 돼실질적으로 절대빈곤선에 머물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부채상황도 심각해 21.4%가 3000만원 이상의 빚이 있으며, 2000만원~3000만원의 빚이 있는 여성 가구주가 9.2%, 1000만원~2000만원 7.7%, 500만원~1000만원도 12.8%나 된다.
경제사정을 해결하기 위해 여성가장의 7.8%는 자영업을 하고 있고, 5.2%는 정규직 풀타임으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계약직20.7%, 일용직 28.5%, 용역직 3.1%, 무급 가족종사자 1.6%, 무직 33.1% 에 이르고 있다.
4회 이상 실업을 경험한 여성가장도 24.9%나 돼 실업과 고용을 반복하면서 매우 불안정하게 생계를 꾸려오고 있다.
그럼에도 37.9%의 여성가장은 한 주에 40~45시간 이상을 근무하고 있고, 36.6%는 주 6일 이상 근무하고 있다.
퇴근 후에는 46.6%가 2시간에서 4시간까지 가사 일을 하고 있다. 과중한 육체노동으로 56.4%는 늘 피곤하고 아플 때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시간이 생기면 23.7%는 tv를 시청하고, 26.8%는 잠을 자는 것으로 여가를 보내고 있다.
이같이 직장과 가정에서 받는 스트레스로 전체 응답자의 53.4%는 자주 분노감을 느낀다 고 했고, 57.9%는 우울하다 , 75.7%는 미래가불안하다 고 생각했다.
스트레스 해소법으로는 32%가 혼자서 참는다 고 답해 홧병으로 이어질 소지가 많다.
경제적 신체적 어려움이 가중돼도 국민연금 70.7%, 고용보험 73.8%, 건강보험 25.7%, 산업재해보상보험에 89.5%가 가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회안전망 밖에 존재하는 여성가장에게 실업과 재해, 질병, 노령 같은 사유가 발생하면 완전히 빈곤층으로 전락해버릴 가능성이 높다.
조사에 나선 송다영 교수는 빈곤여성가장들을 위한 정책대안으로 차상위와 차차상위 근로빈곤층 여성가장을 포함할 수 있는 추가적 지원제도의 필요성을 꼽았다.
의료보호제도의 확대와 실업 시 생계지원금 지원, 안정적 일자리와 체계적인 직업훈련의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했다.
천안시는 올해 이들을 위해 5억9000만원을 들여 자녀 학비와 양육비, 월동비, 기술교육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대전,충남 북지역의 여성가장은 대전 4227, 충남 3463, 충북 1674명에 달한다.


/천안=김병한ㆍ박상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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