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박성효 출마 최대 변수 … 박병석 6선 성공 여부 관심
원도심 한국당·신도심 민주당 강세 속 민심 변화 추이 주목
세종, 이해찬 불출마 무주공산 … 분구 가능성 높아 격돌예고

[충청일보 배명식기자] 대전은 여야 어느 정당도 완벽한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는 지역이다.

총선 때마다 1등 정당이 바뀌었다.

16대는 자유민주연합, 17대는 열린우리당, 18대는 자유선진당이 대전의 1당으로 올라섰다.

지역 정당이 사라진 19대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각각 3석을 차지했고, 20대도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3석과 4석을 얻어 '황금분할'을 이루고 있다.

최근 들어 원도심은 보수 성향의 정당을, 신도심은 진보 성향의 정당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인다.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동·중·대덕구 등 원도심은 자유한국당(이장우·이은권·정용기), 서·유성구 등 신도심은 더불어민주당(박병석·박범계·조승래·이상민) 소속이다.

황운하 경찰인재개발원장과 박성효 전 대전시장의 출마 여부는 이번 총선의 지역 최대 변수로 꼽힌다.

황 원장은 당초 중구에서 민주당 출마가 예상됐으나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경찰 선거 개입 의혹'에 연루되면서 출마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검찰 수사로 명예퇴직 불가 통보를 받자 '의원면직' 신청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통령 훈령인 공무원비위사건 처리 규정상 의원면직을 신청한 공무원이 형사사건으로 수사 중인 경우 등에는 의원면직을 제한받기 때문이다.

박 전 시장은 한국당 후보로 유성구갑 출마가 예상됐으나 내년 총선을 건너뛰고 2022년 대전시장 선거에 재도전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인지도가 높은 박 전 시장이 한국당 후보들을 이끌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자칫 총선에서 패배할 경우 정계 은퇴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의견을 놓고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성향 원도심
동구에서는 한국당 이장우 의원의 대항마로 민주당의 장철민 전 홍영표 의원 보좌관과 정경수 대전여성변호사회장이 거론된다.

대전 출신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민주당 전략공천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당은 아직 예비후보가 나오지 않았으며 국가혁명배당금당에선 송인경, 송정순, 한춘희씨가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한국당 이은권 의원의 지역구인 중구는 당내에선 조재철 전 대전중구의원이 예비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공천경쟁 중이다.

민주당에선 송행수 전 지역위원장, 전병덕 변호사, 권오철 중부대 겸임교수 등이 예비후보로 등록,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 황운하 경찰인재개발원장의 합류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대덕구에서는 한국당 정용기 의원에게 민주당 박영순 전 대전시 정무부시장, 박종래 전 지역위원장, 최동식 전 청와대 행정관이 도전장을 던졌다.

박 전 정무부시장이 민주당 후보로 결정되면 정 의원과는 다섯 번째 맞대결이 진행된다.

바른미래당에선 김영회 전 한국기획 대표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으며 한현택 전 동구청장과 신용현 국회의원의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국가혁명배당금당 강휘찬 바르게치과의원 원장이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새로운 보수당에서는 남충희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윤석대 전 바른미래당 시당위원장·김문영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의 출마가 예상된다.

△진보성향 신도심

선거구 별로는 민주당 4선 이상민 의원의 지역구인 유성구을에 대한 관심이 높다.
현역 의원과의 공천 경쟁을 피하라는 정치권의 불문율을 깨고 민주당에서만 3∼4명의 인사가 이 의원에게 도전장을 던졌기 때문이다.

김종남 전 대전시 민생정책자문관과 안필용 전 박영선 의원 보좌관이 예비후보 명부에 이름을 올리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조원휘 전 시의회 부의장과 정기현 시의회 교육위원장도 출마 의지가 강하다.

한국당에서는 교수 출신의 지방자치 전문가인 육동일 당협위원장과 30대 청년 이영수 시당 대변인이, 정의당에서는 김윤기 시당위원장이 각각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얼굴 알리기에 한창이다.

서구갑에서는 민주당 박병석 의원의 6선 성공 여부가 관심이다. 박 의원은 6선에 성공하면 국회의장이 돼 지역 발전을 이끌겠다는 선거전략을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후보로는 내리 5번째 도전에 나서는 변호사 출신의 이영규 당협위원장과 조수현·조성천 변호사 등 이른바 법조인 3인방이 예비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국가혁명배당금당 김순자 대전시당대표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서구을에서는 판사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 청와대 법무비서관을 지낸 민주당 3선 박범계 의원에 맞서 한국당 양홍규 변호사가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텃밭을 누비고 있다.
유성구갑은 민주당 조승래 의원의 대항마로 한국당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이 예비후보에 등록했으며 박성효 전 시장도 거론된다. 민중당에선 카이스트 학부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 출신 김선재 시당청년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세종, 예측불허 … 경쟁 치열
세종시는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무주공산이 된 데다 인구 증가로 현재 1개인 선거구가 2개로 늘어날 가능성도 높다.

이 때문에 '포스트 이해찬'을 노리는 공식 주자(예비후보등록)들만 12명, 거론되는 인물까지 포함하면 20명에 달한다.

5일 기준 예비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6명, 자유한국당 2명, 바른미래당 1명, 정의당 1명, 국가혁명배당금당 1명, 무소속 1명 등이다.

분구 가능성이 높아 갈수록 예비후보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소속 예비후보자가 많은 것은 이 대표의 '후광 효과'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세종시에서 19대 총선 때 47.88%, 20대 총선 때 43.72%의 높은 지지를 받았다.

민주당 소속 이춘희 세종시장의 간접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후보들이 선호하는 이유다.

세종시는 신생도시답게 조치원 지역 중심의 '토박이 민심'과 행정도시 건설로 이주한 공무원 중심의 '신도시 민심'이 고루 섞여 있다는 특징도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행정수도로 정착시킬 역량과 그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칠 수 있는 인물이 누구인가가 표심의 향배를 가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강준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 배선호 당 전국청년위원회 대변인, 이강진 전 세종시 정무부시장, 이영선 변호사, 이종승 전 세종시 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이세영 변호사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표밭을 누비고 있다.

이들은 저마다 '포스트 이해찬'을 자처하며 이 시장과의 협업을 통해 세종시 발전을 이끌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고준일 전 세종시의회 의장, 윤형권 세종시의원 등도 민주당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한국당에서는 조관식 국회 입법정책연구회 정책조정위원장과 안봉근 전 한남대 평생교육원 교수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아직 예비후보 등록은 하지 않았지만, 송아영 세종시당위원장과 유용철 전 세종시당위원장, 박종준 전 코레일 감사 등도 유력한 한국당 후보군으로 알려져 있다.

정원희 세종시도농공감융합연구원장과 이혁재 정의당 민생본부 집행위원장이 각각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고, 교원 출신의 박상래 한국불교 법륜종 중앙종회 의원도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일각에서는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하며 충남지사직을 사퇴했던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최근 미국에서 초빙교수 생활을 마치고 국내로 복귀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각각 한국당과 민주당으로 출마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세종시는 대한민국 행정의 중심이라는 상징성 때문에 여야 모두 무게감 있는 인물을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며 "분구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후보군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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