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사전투표율 '우세'해석 섣부른 낙관 경계
民 "통합당에 분노"·통합 "샤이보수 정권 심판"

[충청일보 특별취재팀] 총선 사전 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본 투표를 앞둔 각 정당의 셈법이 복잡하다.

최종 투표율도 예년보다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커지면서 누구에게 유리할지 해석도 분분하다.

여·야는 높은 사전투표율을 두고도 각자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며 막판 표심 잡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1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11일 실시된 4·15 총선 사전투표율은 26.69%(1174만명)로 최종 집계됐다.

2014년 지방선거에 사전투표가 처음 도입된 이래 최고치다. 종전 최고 사전투표율은 지난 19대 대선 때의 26.06%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분산 투표와 사전투표제도의 정착 효과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전투표율에 대한 각 당의 해석은 제각각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사전투표율과 관련 "코로나 확산방지와 극복을 위한 정부의 노력에 대한 국민 여러분들의 현명하신 판단, 그리고 엄중한 상황에서도 막말로 점철된 미래통합당에 대한 분노와 실망감이 높은 사전투표율로 나타났다"고 논평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높은 사전투표율이 그동안 숨어 있던 '샤이 보수'가 정권 심판을 위해 행동으로 나섰다는 입장이다.

또 김종인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수도권은 역대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과거 경험으로 봐서 야당에 유리한 걸로 결과가 나타났기 때문에 사전투표율이 높게 나온 것에 대해 비교적 고무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민주당과 통합당 모두 높은 사전투표율이 유리하다는 입장이지만 최종 결과에 대해 섣부른 낙관은 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해 분산 투표가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해도 이번 총선 투표율이 높게 나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5~6일 전국 유권자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비율은 94.1%에 달했다.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적극적 투표층은 79.0%나 됐다.

역대 최고치에 가까운 최종 투표율이 나올 것으로 전망되지만 높은 투표율이 어느 쪽에 유리할지 쉽게 예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진보정당에, 낮을수록 보수당에 유리하다는 기존 통설에 따르면 통합당이 불리하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 지지층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와 발언이 이전보다 크게 늘어난 점을 감안, 여론조사에선 적극적인 소수가 과대평가되고 침묵하는 다수가 과소평가되기 때문에 실제 결과에선 통합당이 유리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충북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극대화된 진영싸움으로 최종 투표율이 예년보다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만 어디를 지지하는 유권자가 더 많이 투표에 참여했는지는 선거함을 열 때까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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