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문화정책 현 주소 <2>
도의회, 재단 관련 토론회 개최
입모아 "문화예술 예산 늘려야
김영환 지사도 '2%대 '약속해"
문화관광재단 변경 의혹에는
"말도 안된다 "반발 목소리 커
충북도의 문화 정책과 관련, 지난 9월 21일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와 충북문화재단이 관련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빈약하기 짝이 없는 지역 문화예술 예산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충북의 문화예술 예산 규모는 2020년 0.98%, 지난 해 0.95%, 올해 1.13%를 기록했다.
문화재 관련을 제외하고 연도 별 액수는 2020년 445억원(일반 회계예산 4조5000억원), 지난 해 492억원(〃 5조1000억원), 올해 624억원(〃 5조5100억원)이다.
이는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 중 12번째에 불과하다.
전임 이시종 지사가 재직 당시 문화예술 관련 예산을 3% 대까지 얘기하기도 했으나 이는 체육 예산을 더한 수치였고 김영환 지사로 도백이 바뀌기 전까지 3%는커녕 2%도 실현이 안 됐다.
현 김 지사 역시 6·1 지방선거 당시 문화예술 예산을 2% 대로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으나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게다가 토론회에서는 충북도가 재단에 관광 관련 조직을 추가, 문화관광재단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외부 전문가 4명과 도청 공무원 4명 등 8명을 두 팀으로 나눈다는 구체적인 안까지 나왔다.
김 지사의 핵심 공약인 레이크파크를 위한 조직 구성안임이 뻔했고 이에 대해 자리를 함께한 도청 문화예술산업과 관계자는 조직의 효율성을 고려했으며 여러 방안 중 하나일 뿐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충북문화재단에 관광 조직을 포함하는 구상은 재단의 강형기 초대 대표 때도 나왔으나 당시 예술계의 반발에 부딪혀 없던 일이 됐다.
지역 문화예술계 관계자는 "관광은 예산 잡아먹을 구실이 얼마든지 있는 이현령비현령, 즉 귀에 걸면 귀걸이고 코에 걸면 코걸이인 분야"라며 "지금도 문화예술 쪽 지원이 충분치 않아 더 확대돼도 모자랄 판인데 관광 분야를 추가한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관계자는 "이 전 지사가 자신의 치적으로 삼는 무예를 띄우기 위해 문화재단을 이용하려 했다는 게 지난 11주년 공연 파문의 핵심인데 현 김 지사가 관광재단 신설이 여의치 않자 자신 역시 문화재단에 칼을 대려는 것 아니냐"면서 "만약 이를 강행한다면 김 지사도 나중에 좋은 말 듣지 못 한다"고 강조했다.
결국 문화예술 지원 확대를 위해선 문화예술이 결코 곁다리가 아님을 단체장과 담당 공무원들이 인식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중요한 선결 사항으로 귀결된다.
이런 현실에서 충북연극협회가 최근 40회 대한민국 연극제에서 은상(단체)과 우수연기상(개인)을 받았으나 마냥 기뻐할 수 없었다.
당시 연극계 관계자는 "충북연극이 전국에서 수많은 수상을 하고 있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지 않는 데다 현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 하고 있는 충북도의 문화예술 행정과 정책을 보면 현장 예술인으로서 박탈감과 허무함을 느낀다"며 한숨을 쉬었다.<끝>
/신홍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