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 "연습실 부족 해소 등
진행 안 되던 문제 해결 기대"
부정적 "근무 단축 요구 소문
레슨 더 하겠다는 말로 들려"

▲ 청주시립교향악단
▲ 청주시립교향악단

지난 1973년 청주관현악단으로 시작한 청주시립교향악단(청주시향)이 창단 후 처음 설립한 노조를 보는 시각이 갈리고 있다.

전국 교향악단 중 청주와 대전에만 노조가 없던 상황에서 청주시향은 지난달 2일 민주노총 공공운수 사회서비스 노동조합 충북도평등지부 청주시립교향악단지회 창립식을 열고 지회장과 부지회장, 사무국장, 회계, 감사 등을 뽑았다.

창립식 후 지난 13일쯤 시에 설립 통보를 한 노조는 현재 단체 교섭을 준비 중이다.

지회장을 맡은 호른 주자 최준용 단원은 "전국의 교향악단 90% 이상이 노조에 가입해 있다"며 "교섭 내용은 작성 중인데 근무 형태라든가 연습실 확보 등이 될 것 같지만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사무국장인 클라리넷 주자 이충헌 수석은 "단원 대표자 회의 등을 통해 실무적인 개선 요구 등을 십 수년째 해왔지만 진행이 되는 듯 하다가도 담당자가 바뀌고 하다 보면 원점으로 돌아가기 일쑤였다"며 "현재 교섭안을 만드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청주시향의 노조 설립에 대내·외적인 반응은 양분되는 모양새다.

긍정적으로 보는 쪽은 대표적으로 그동안 제기돼 왔던 부족한 연습실 문제 해결 등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교향악단은 합주 외에 기량 연마를 위한 개인 연습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연습실이 있어야 하지만 현재 청주시향은 그렇지 못 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 지회장은 "한 데 모여서 각자의 소리를 내면 제대로 연습을 하기 힘들다"며 "65개의 연습실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건 현실적이지 못 하고, 어쨌든 충분한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보는 쪽은 "한 마디로 배가 불렀다"는 말들을 한다.

노조 설립 움직임이 있던 때부터 근무 형태 변경과 자리 보전에 나서지 않겠느냐는 소문이 나돌았기 때문이다.

현재 청주시향 단원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점심 시간 1시간을 제외하고 4시간 근무를 한다.

그런데 충남의 경우 오전 9시~낮 12시까지나 점심 시간 없이 오전 10시~오후 1시 중 택해 3시간을 근무한다.

청주시향도 이런 형태로 근무 시간을 바꿔달란 요구를 하지 않겠냐는 말이다.

예술계 관계자들은 "근무 시간 단축은 레슨을 더 하겠다는 소리로 밖에 안 들린다"며 "시향 단원 타이틀을 달고 레슨을 하면 단원이 아닌 이들에 비해 상당히 유리하다는 건 주지의 사실인데 정말 저렇게 나온다면 아는 사람들은 화가 나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소문 중엔 '직책 강등'을 가급적 하지 말고 1년에 한 번인 '평정'도 2년마다 받게 해달라는 요구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돈다.

음악계 한 인사는 "노조가 불법도 아니고 자신들의 권리를 찾겠다는데 그 자체에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지 않겠나"면서 "다만 노조의 힘을 비정상적이게 쓴다면 그건 문제가 될 일"이라고 말했다.

/신홍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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