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 신고에도 전달·조치 안 돼" 재난 보고체계 미흡 질타
김 지사 "국회의원 맞느냐" 고성 오가기도
유가족 "불기소 김 지사 재수사하라…도·시 지원 소통 미흡"

▲ 15일 충북도의회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오송 지하차도 참사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국정조사'에서 김영환 충북지사가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나라기자
▲ 15일 충북도의회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오송 지하차도 참사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 국정조사'에서 김영환 충북지사가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나라기자

충북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의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위한 국정조사의 현장 조사 과정에서도 질문과 질타, 추궁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에게 집중됐다. 

일부 의원들이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한다'고 강하게 질책하자 김 지사가 '국회의원 맞느냐' 등 날 선 말을 쏟아내며 잠시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15일 오전 국정조사의 일환으로 궁평2지하차도와 인근 미호강 제방에서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이어 충북도청으로 이동해 김영환 충북지사를 비롯해 도청·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금강유역환경청·금호건설 관계자를 상대로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참사 당일 미흡했던 충북도의 재난 보고 체계와 이에 대한 김 지사의 책임을 추궁하는 질책이 쏟아졌다. 

이연희 의원(민주당·충북 청주 흥덕)은 "행복청 주무관이 도 재난안전과에 네 차례에 걸쳐 위험 신고를 했지만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보고 또는 전파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난 대응 본부 전체를 지휘할 책임이 있는 사람은 도지사"라면서 "참사 당일 재난 대응 매뉴얼 중 제대로 작동한 게 하나도 없고 이에 대한 책임은 최종 지휘책임자인 김 지사에게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광희 의원(더불어민주당·충북 청주 서원)도 "참사 당일 제방이 터진 공사현장 감리단장 등으로부터 위험 신고 전화가 계속 있었는데 그 내용이 김 지사에게 전달되지 않았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수민 의원(국민의힘·서울 강남을)은 "재난 발생 상황에 대한 전파 체계 문제가 명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책임을 넘어 재발 방지를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 지사는 "재난 상황 발생 때 가장 중요시되는 재난안전관리법에 따른 상황 전파 및 보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도의적 책임도 느낀다"면서도 "실질적인 책임 문제는 법리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항변했다.

질의응답 후에는 오송 참사 유가족과의 간담회가 이어졌다.

이 자리에서 유가족들은 "기소 대상에서 김 지사가 빠진 검찰 조사는 봐주기 수사"라며 재수사를 촉구하는 한편 "유가족과 생존자들은 2년여가 지난 지금까지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원을 호소했다.

충북도와 청주시의 지원과 소통도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유가족 A씨는 "청주시는 우리와 소통 창구조차 없었다. 전담 직원이 있긴 했으나 장례식장과 화장터에 온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이어 "어떤 도움을 준 적은 없고 유가족이 언론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감시하러 온 감시단이라는 느낌밖에 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한 달에 한 번 유족들을 만난다'는 이야기를 한다"며 "소통하고 나서 그 결과가 없다. 그냥 참석만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 8월 27일부터 시작된 오송 참사 국정조사는 오는 23일 김 지사와 이범석 청주시장·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 22명을 대상으로 한 청문회, 25일 보고서 채택을 끝으로 종료된다.

오송참사는 2023년 7월 15일 오전 8시 40분쯤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인근 미호강 제방이 폭우로 무너지면서 하천수가 지하차도로 유입, 당시 지하차도를 지나던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친 사고다.

참사와 관련해 지금까지 8개 기관 45명이 재판에 넘겨졌으나 김 지사는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배명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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