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군문화축제, 본질 잃은 채 막 내려…지역 외면
카덱스 공백 메우기 의혹…특정 업체 특혜 논란 확산
관람객 '한산'… 150여 업체 입점, 지역업체 4곳 뿐
지역경제 파급 효과 사라지고, 주민 불만 고조
2025 계룡군문화축제가 고유한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한 채 막을 내리며 지역 안팎에서 날 선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군 문화의 특색을 살리기는커녕, 엉뚱한 전시관 운영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지역경제 효과마저 실종된 모습이다.
올해 축제에서 가장 논란이 된 것은 '웰니스 라이프 전시관'이다. 군문화와 직접적 연관이 없음에도 무려 5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행사장은 한산했고 방문객 발길은 뜸했다. 입점한 150여 개 업체 가운데 지역 기반 업체는 고작 4곳뿐이라 "외부 업체만 이익을 챙기는 구조"라는 냉소적 비판이 거세다.
주민 A씨(계룡시 엄사면)는 "정작 우리 지역 상인들은 손님을 거의 못 봤다"며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격년 개최를 원칙으로 했던 육군협회 주최 방산전시회 '카덱스(CADEX)'가 올해 빠지자, 지난 2024년 수십억원을 들여 제작한 전시용 텐트를 놀리지 않으려 억지로 웰니스 전시관을 끼워 넣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군 관련 협회와 연계된 특정 업체에 특혜가 돌아갔다는 시선도 따라붙는다.
여기에 축제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던 해외 군악대 초청 공연이 취소된 점은 치명적이었다. 매년 약 3억5000여 만원이 투입됐던 군악대 공연은 관광객 유치와 지역 숙박·외식업 매출 증대에 큰 역할을 했으나, 대신 웰니스 전시장 운영으로 대체되면서 지역경제 효과는 사실상 사라졌다. 숙박업계와 음식점들은 행사기간 내내 손님이 없어 "이럴 바엔 축제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는 하소연을 내놓았다.
이는 지역 사회에서 "군문화축제가 갈 길을 잃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대목이다. 주민과 상인들은 축제의 방향성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주민 B씨는 "군문화축제는 지역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행사인데, 본질과 동떨어진 운영으로 신뢰를 잃고 있다"며 "다음 행사부터는 철저한 평가와 쇄신을 통해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축제로 거듭나야 한다"고 꼬집었다. /계룡=이한영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