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총 2000여점 벽화 그려
문화마을 명소화 결정적 역할
50여개 다양한 자격증 취득
어르신에 테이블·벤치 선물
동아리 운영 후학양성도 앞장
며느리는 밸리댄스 무료 교습
[괴산=충청일보 곽동윤 기자]충북 괴산에서 이장이 수년간 벽화를 그리고 있는가 하면 동네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면서 각종 봉사활동을 전개하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 신성연 이장(57·괴산군 사리면 사담리).
지난 2000년 행정구역으로 탄생한 문화마을에는 현재 100가구에 300여명의 주민들이 오순도순 살고 있는데 신 이장은 하루 두차례 공장 셔틀버스를 운영하고 남는 시간을 쪼개 동네 벽에 그림을 그려 '화가 이장'으로 통한다.
신 이장이 자비를 들여 삭막한 마을 골목 회색빛 담벼락에 그린 벽화는 '빨래하는 아낙네', '사물놀이', '들녘', '제기차기' 등 30년 동안 총 2000여점으로 마을 이미지를 개선시킨 것은 물론 지역의 명소로 자리잡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됐다.
국경일에는 마을 집집마다 태극기 달기 운동을 벌여 남다른 나라사랑의 마음도 표현하고 있다.
△봉사하는 맘으로 세상을 살아가련다.
신 이장은 이동네 모든 어른들의 아들이다.
가정형편이 어려워 초교밖에 다니지 못했지만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 과정으로 마쳤고 뒤늦게 방송통신대학도 졸업했다.
또한 지금까지 50여개의 자격증을 취득하는 등 공부에 대한 끊임없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신 이장은 30여 년 전부터 자신이 취득한 자격증을 활용해 동네의 모든 궂은일을 도맡아 해 만물박사로 통하고 있으며, 몸이 불편한 어른들을 위해 자비를 들여 야외용 테이블을 제작해 나눠주는 등 동네 어른들을 친부모처럼 모셔 '효자'로 통하고 있다.
어른들을 위해 며느리까지 동원해 복장까지 지원해주면서 밸리 댄스 등을 무료로 가르쳐드리고 있다.
마을회관과 자신의 집에서는 동양화 동아리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매년 복날이면 월급을 털어 어르신들에게 삼계탕을 해드리고 연 1회 마을 어른들을 위해 여행도 보내드리는가 하면 지난 2008년부터 자신의 작품을 전시 판매해 얻은 수익금은 물론 지난 2010년 중원문학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해 받은 상금도 전액 장학기금으로 전달했다.
최근에는 동네 어르신들을 위해 야외용 벤치 20여개를 제작해 나눠드렸다.
신 이장은 자신이 만든 벤치에 앉아 노부부가 차를 마시는 모습을 보고 더 많은 분들이 자기로 인해 행복해 하는걸 보고 싶다며 "어른들이 기뻐하고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며 더 할 나위 없이 기쁜 일"이라고 말했다.
△미술대전에서 당당히 입선
신 이장은 전문적으로 미술을 공부하지 못했지만 평소 동양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던 '끼'를 발산, 독학으로 미술 공부를 시작해 2006년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동양화 부분에서 입선해 당당히 실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지난 2008년부터 지역에서 열리는 한마음 체육대회, 효 문화 축제 등의 각종 행사 때 자신이 그린 그림을 전시·판매해 수익금을 장학금으로 기탁하고 있으며 보광초교에서 방과 후 교육활동 프로그램 강사로 활동하며 재능기부를 하고 있다.
또한 주민과 대학생을 대상으로 자신의 집 화실에서 동양화 그리기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후학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지난 2010년 중원대가 주최한 '제1회 중원 문학 공모전'의 시 부문 대상을 받기도 하는 등 예능분야에서 다양한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아버지가 자랑스러운 아들과 며느리
"아버지 제가 더 도울 일 없나요?" 그는 며느리에게도 존경받은 시아버지다. 며느리 서수진 씨는 "늘 동네일 보랴, 봉사활동하랴, 동네 주변환경 조성하랴, 단 하루도 쉴 틈 없이 일하는 시아버지"라며 "언제나 아버님을 뵈면 늘 행복하다"라고 말한다.
아들 신준희씨(31)는 "아버지의 동네 어르신을 모시는 봉사활동이 너무 존경스러워서 담뱃값과 술값을 아껴서 매월 조금씩 도와드리고 있다"며 "아버지를 본받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