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석 진천주재 부국장

[충청일보]'생거진천(生居鎭川), 사거용인(死去龍仁)' 예로부터 '살아서는 진천에 살고, 죽어서는 용인에 묻힌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충북 진천이 올 들어 바람잘 날이 없이 전 국민의 관심을 끌고 있다.
 

8일 진천군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5시께 진천읍의 A농장 돼지 30여 마리에서 콧등에 물집이 생기는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이 발견됐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이 이들 돼지의 시료를 채취해 정밀조사한 결과, 구제역 혈청형이 O형으로 나오는 등 4일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후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돼지가 잇따라 나와 그동안 3584마리를 살처분했다.

특히 지난 6~7일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A농장에서 300여m 떨어진 다른 축사에서도 25마리의 돼지가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였다.

이 두 곳은 축사의 거리가 300m 떨어진 데다 처음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3일 만에 추가로 의심증상을 보여 구제역이 인근으로 확산될 우려가 제기돼 방역당국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올초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100여일을 넘게 군내 가금류 농장을 휩쓸었다.

당시 오리와 닭 등 총 88만 3894마리가 살처분돼 지역 가금류 축산농가가 붕괴된 바 있다.
 

이밖에 지난 10월에는 동서식품 진천공장과 크라운제과 진천공장 등 식품공장에서 잇따라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사건·사고가 발생해 지역 이미지를 훼손했다.
 

이처럼 진천지역이 살기좋은 친환경 1번지에서 국민 먹을거리 즉, 나쁜 먹거리 원산지라는 오명을 쓰며 '생거진천'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이들 공장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해서는 사법부에서 처벌하고, 기업들이 윤리경영을 통해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구제역이나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철저한 규명이 필요하다.
 

방역당국 등이 발생 원인을 조사하고 있는 중이지만 현재로써는 어떤 경로나 원인에 의해 구제역이 발생했는지 오리무중인 상태다.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만약 같은 상황이 다른 농장에서 벌어진다면 확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진천에선 지난 2011년에도 구제역이 발생해 돼지와 소 등 전체 우제류의 50%에 달하는 7만 9500여마리를 매몰 살처분하는 아픔을 겪은바 있다.

하루 속히 민·관 합동으로 비상체제를 구축해 확산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는 등 종식시켜야 한다.

더 이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산농가들에게 악몽이 되풀이 돼서는 안된다.

을미년 새해에는 '살기 좋은 생거진천, 찾고 싶은 생거진천'의 명성을 다시 찾길 소망해 본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