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통제… 인근상가 매출 감소로 '울상'
주민들 "돌아다니기 무섭다" 불안감 증폭

▲ 국내 6번째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 판정 사망자가 발생한 8일 오후 대전 서구 대청병원 정문에 '환자 면회를 통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충청일보 김성현·이인희기자] 8일 오전 10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확진자가 사망한 대전 대청병원.

적막감이 돌정도로 병원은 을씨년스러웠다.

기자의 앞을 막아선 병원관계자의 불안한 눈빛은 긴장감 마저 느끼게 했다.
 
입을 통제하는 병원관계자의 어깨너머로 보인 로비는 인적이 끊겼다.

지난 2일 이동제한조치를 받았던 병원은 8일 오전 확진자 사망이후 통제가 더욱 심해져 관계자 외에는 출입을 할 수 없었다. 평소 내원객들의 차들로 가득 찼던 주차장도 텅 비었다.

원내 주차장을 관리하는 김모씨(59)는 "확진환자 접촉 병원이라는 사실이 퍼진 후로 내원객의 발길이 뚝 끊겼다"며 "그나마 주차 돼 있는 차량은 병원관계자와 입원환자들 차량뿐"이라고 말했다.

병원 인근 상가들 역시 메르스 사태 이후 떨어진 매출에 신음하고 있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씨(41)는 "메르스 사태 이후 손님이 뜸해지더니, 이마저도 정부에서 병원 이름을 공개하자 아예 끊겨버렸다"며 울상을 지었다. 인근 아파트 거주민은 "사망자가 나왔다는 소식 이후 이곳 주민들이 느끼는 공포심은 말로 표현 못한다"며 "돌아다니기 무섭고 공포스럽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메르스 감염자 5명이 발생한 건양대병원도 평소보다 환자가 크게 줄어든 모습이었다. 병원 관계자는 "병원의 공식 기자회견 이후 분위기가 안정되면서, 외래 진료 환자수가 평소와 비슷한 추세"라고 말했지만 병원을 찾은 환자는 평소보다 줄어든 모습이었다.

안과 진료를 마치고 병원을 나서던 환자는 "의료진과 환자 모두가 마스크를 쓰고 있어 왠지 모르게 불안하고 찝찝하다"며 황급히 자리를 피했다.

창구에서 접수를 기다리던 한 환자도 "주말이 지난 바로 다음날(월요일)이 접수대기 시간이 가장 길었는데, 오늘은 기다리는 시간이 줄었다"며 "병원명이 공개가 돼도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불안심리는 병원 밖에서도 나타났다. 병원 입구에서 승객을 기다리던 택시기사는 "병원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다 빈 택시로 나가는 일이 허다하다"며 씁쓸한 표정을 보였다.

인근 상가에 위치한 한 식당은 점심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의료진 3명만이 식사 중이었다. 이 식당의 종업원은 "외래 환자들이나, 인근주민들도 점심시간에 식당을 이용하는 편이지만, 메르스 사태 이후 의료진 몇 명이 겨우 이용하는 수준"이라며 "확진 환자가 더 생기면 이마저도 끊기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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