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1부장 김규철

[충청일보 사회1부장 김규철] 청주시상수도사업본부가 1일 오전 9시부터 통합정수장 현대화사업의 일환으로 기존 도수관로 주철관을 절단하고 통합정수장으로 연결하는 공사를 시행하던 중 단수를 예방하기 위해 K-water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수돗물이 정상적으로 공급되지 못하면서 용암동 등 일부지역에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 여기에 2일 오전 통합정수장으로 이어진 수도관의 이음부가 파손되면서 단수가 장기화됐고 이로 인해 시민들의 불만은 커져갔다.

일반적으로 '사고'는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사고는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단수사태와 관련해 시는 사고 발생 후 대 시민홍보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시는 구와 각 동을 통해 시민들에게 단수사실과 급수 신청요령을 알렸다고 하지만 실제로 이를 전달받은 주민은 거의 없다.

휴가에 나섰던 이승훈 시장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 1박도 하지 못한 채 다시 청주로 돌아와 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이같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고 관계 공무원들을 질타했다.

이 시장은 "구와 동을 통해 단수사실을 전달했다고 하는데 통장이 휴가를 가면 누가 이를 전달했느냐"고 따졌는가 하면 "급수신청을 하지 않은 시민은 몰라서 하지 못한 것 아니냐. 안내가 제대로 안된 것 아니냐"고 질타를 퍼부었다.

이 시장은 3일 출입기자들과의 오찬에서도 "이번 사태는 재난상황으로 봐야 한다"며 "만일 폭격이나 테러를 당했다면 어떻게 했겠느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시장은 "원인을 분명히 밝혀내서 민간이든 공무원이든 책임을 묻겠다"고 말해 강한 후폭풍을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3일 열린 브리핑에서는 시 관계자가 피해를 당한 가구 수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는가 하면 원인조차 제대로 설명하지 못해 브리핑을 하는 이유에 의문이 일고 있다.

시 관계자는 "좋은 훈련을 했다"고 말해 가뜩이나 단수로 인해 불만이 가득한 시민들을 훈련대상으로 표현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2일 밤 기자가 찾아간 상수도사업본부에는 공무원들이 이틀째 옷도 갈아입지 못한 채 뜬 눈으로 밤을 새우고 있었다. 이들은 쉴새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으면서 "저희가 잘못해서 벌어진 일"이라며 사과해 브리핑을 한 시 관계자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시는 이번 일을 계기로 주먹구구식 행정이 아닌 매뉴얼에 충실한 대응을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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