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예마스터십·종단열차·충북개발공사 출자금 전액 삭감
충북도 '당혹'…예결위서 되살리도록 노력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충북도가 도의회에 제출한 내년도 주요 예산안 중 상당수가 도의회 상임위원회 심사에서 삭감돼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충북도의회 4개 상임위원회는 지난 3∼4일 각각 내년도 충북도의 세입·세출 예산안을 심사하고 도가 요청한 4조247억원 중 279억9000여만원을 삭감했다.
 
6일 도의회에 따르면 정책복지위는 159억8000여만원, 건설소방위 65억1000여만원, 행정문화위 31억7000여만원, 산업경제위는 23억2000여만원을 각각 축소시켰다.
 
특히 충북개발공사 자본금 출자 150억원, 공공기관 이전 지원 부지매입비 20억원, 영동~단양 충북 종단열차 운행 손실 보상금 16억원, 청주 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 개최비 16억원 등은 전액 삭감됐다.
 
이로인해 예산안 심사 전부터 일부 도의원들이 이시종 지사의 선심성 예산이라며 삭감 가능성을 내비쳤던 예산안을 실제로 '칼질' 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위원장 임회무)가  내년 9월 청주에서 열리는 세계무예마스터십 대회의 예산을 전액(16억원) 삭감한 것은 충주시가 세계무술대회를 개최하는 마당에 유사한 성격의 세계 무예마스터십을 청주에서 여는 것이 예산 낭비라는 논리에서다.
 
그러나 행정문화위는 지난 4월 339회 임시회 때 이 대회 추진에 필요한 올해 사업비 4억3000만원을 원안 가결했다는 점에서 예산 심의의 일관성을 잃었다는 비판과 함께 '발목 잡기' 논란도 예상된다.
 
앞서 충북도는 16억원, 청주시는 19억원의 내년도 예산을 편성했다.
 
이 예산안이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복구되지 않는다면 청주시 예산 19억원만 투입하게 돼 '반쪽'대회로 치러질 우려가 있다.
 
충북 최남단 영동군과 최북단 단양군을 하루 2차례 왕복하는 출·퇴근용 종단열차 운행 예산도 삭감돼 차질을 빚을 전망이다.
 
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위원장 박병진)가 전액 삭감한 종단열차 운행 손실 보상비 16억원은 적자 노선이라는 이유로 충북선 운행을 꺼리는 한국철도공사에 지급, 종단열차 운행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이다.
 
예산을 되살리지 못한다면 매달 이 열차를 이용하는 4만∼5만명의 이용객들이 피해보는 '교통대란'이 우려된다.
 
충북도는 종단열차의 운행 횟수를 늘리기 위해 한국철도공사와 협상하고 있지만 이 예산이 삭감되면 이런 노력도 '물거품이 된다.
 
충북개발공사 출자금 150억원 역시 삭감 명단에 포함댔다.
 
충북도는 신규 사업 추진을 위해서는 충북개발공사 자본금 규모를 키워야 한다며 3년간 500억원을 추가 출자하겠다는 구상을 세웠고, 내년 예산안에 15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그러나 도의회 정책복지위원회(박봉순 위원장)는 사업 계획이 막연하고, 지나치게 몸집을 불려서는 안 된다며 전액 삭감했다.
 
내년 주요 핵심 사업 예산이 줄줄이 삭감되자 충북도는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모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 예산"이라며 "삭감 예산이 살아날 수 있도록 예결위원을 설득하겠다"고 말했다.
 
수정된 예산안은 오는 7∼9일 열리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상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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