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결위, 김병우 초청 간담회
명확한 입장 차만 재차 확인

▲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와 충북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들이 15일 도의회의 예산 편성에 항의 표시로 피켓과 국화를 본회의장 앞에 뒀다(왼쪽). 이날 김병우 도교육감이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들과의 간담회에서 누리과정 예산 관련 대화를 하고 있다./임동빈기자

[충청일보 장병갑기자] 충북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놓고 충북도의회가 '편성'하라고 압박했지만 김병우 교육감은 '못한다'고 응수하는 등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5일 김병우 교육감을 예결위원장실로 초청, 간담회를 열었으나 양 측의 명확한 입장 차만 확인하는 데 그쳤다.

김학철 의원은 "정부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포함해 지원하는 데도 김 교육감이 예산 편성을 거부하면 아이들에게 피해가 간다"며 수정 예산안 편성을 요구했다.

김양희 의원도 전날 제주도의회가 임의 편성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이석문 제주교육감이 동의한 것을 거론하며 수정 예산안 제출을 거듭 요구했다.

김 의원은 "도교육청이 직원 인건비를 과다 계상해 도의회가 200억 원을 삭감했다"며 "예산이 부족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세우지 못하는 게 아니라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 교육감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교육감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교육청이 책임지지 않아도 될 보육 영역까지 떠안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그는 "교육감에게 '키'가 있는 것이 아닌데 마치 교육감 결단에 달린 것처럼 원망도, 요구도 하는 것을 보며 당혹스럽다"며 "감당하지도 못할 일이고 교육청 일도 아닌 일을 인기를 끌어보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육감은 정치권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문제를 소홀히 대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김 교육감은 "재원 마련이나 제도 정비 등을 촉구했지만 정치권이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교육감의 책무만 강조하고 시·도교육청에 예산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교육감이 당장 4개월 치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는 걸 '언 발에 오줌 누기'란 말로 비유적 표현으로 묘사하자 한 여당 의원은 "언 발이라도 안 녹이면 죽는다"고 맞받아치기도 했다.

예결위와 김 교육감은 이날 만남은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30분 만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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