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일보 김홍민 기자]'응답하라 1988'이 케이블 시청률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지난주 막을 내렸다.

이 드라마가 기존 지상파 방송 시청률까지 잠식하며 큰 인기를 얻은 것은 3가지 요인으로 분석된다.

첫째, 주인집과 세입자의 자녀가 우월의식이나 열등감 없이 친 형제·자매처럼 지내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동네 주민들이 전라도와 경상도라는 지역 색(色) 없이 서로의 아픔과 기쁨을 함께 하며 한 가족처럼 동고동락하는 정겨운 삶을 보여줬다.

둘째, 부모와 자식, 친구사이에 믿음과 배려, 무한 사랑이 이 드라마의 주요 성공 요소 중 하나다.

자녀는 드러내지 않고 속 깊은 부모의 사랑을 느끼며 올바른 사회인으로 성장한다.

간질(뇌전증)로 교실에서 쓰러졌던 친구가 양호실에서 회복 후 교실로 돌아왔을 때 모든 급우들이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배려하는 장면에서는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셋째, 요즘은 '개천에서 용이 나지 못한다'는 말이 기정사실처럼 회자되고 있지만, 이 드라마에선 서울 변두리 지하 전세방에서 공부한 여학생이 열심히 공부해 명문대에 진학하고 이어 사법고시까지 합격하며 자신의 꿈을 실현, 우리의 삶에 희망과 기대감을 줬다.

이런 얘기들을 소소하게 전개하며 비록 허구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지만 평소 우리가 바라는 지역 사회 생활상을 그려냈다는 평이다.

충북도와 도교육청은 무상급식,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과 관련해 해를 넘기면서까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도교육청은 질문상 공정성이 의문시되는 설문조사 결과까지 들이대며 충북도를 압박하고, 도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교육의 도시 청주는 선거공약으로 제시된 무상급식과 누리과정의 첨예한 대립지역으로 전락했다.

어른들이 서로 싸움박질 만하고 있는데 우리 자녀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까 두렵다.

자신의 주장만 옳고, 상대방 생각은 틀리다는 이분법적인 잣대만으로 사회를 볼까 해서다.

충북 위정자들은 우리 자녀들이 우월감이나 열등감 없이 열심히 공부하면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도록, 아울러 주민들이 친밀감으로 오순도순 사는데 어떤 역할을 해야 할 지 고민해주길 바란다.

이런 것들이 어른들이 자녀들에게 물려줘야 할 우리 '충북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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