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4세 여아 암매장]
자살한 친모의 메모장 확보
심적변화 등 고스란히 담겨
거짓말탐지기 등 조사 벌여
"아내 단독범행" 태도 일관
진천 야산 3차 수색 작업
시신 발견 성과없이 끝나
[충청일보 신정훈기자] 5년 전 4살배기 딸을 학대로 숨지게 하고 암매장까지 한 친모(親母)가 쓴 일기형식의 메모장이 발견돼 경찰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경찰은 딸을 숨지게 한 뒤 수사망이 좁혀오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친모 한씨(36)의 친필 메모가 사건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청원경찰서 곽재표 수사과장은 22일 "안승아양을 가혹행위로 숨지게 한 뒤 자살한 한씨가 남긴 친필 메모를 확보했다"며 "일기형식의 이 메모가 사건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메모장은 지난 20일 한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확보됐다.
초등생용 노트 등에 남긴 메모 일부는 날짜를 기재한 일기형식으로 쓰여졌다. 안양이 숨진 시점을 전후해 작성한 메모에는 한씨의 심적변화 등이 그대로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남편과의 불안한 관계와 딸에 대한 심정 등이 비교적 자세히 적혀 있다. 특히 딸에 대한 학대 사실과 가혹행위를 하게 된 원인 등이 서술돼 있다.
경찰은 한씨와 함께 충북 진천군의 한 야산에 딸을 암매장한 의붓아버지 안씨(39)가 아내의 학대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안씨가 안양 학대에 일부 가담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된 안씨에게 학대 혐의를 추가하기 위한 증거 보강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과 거짓말탐지기(폴리그래프) 조사를 벌였다.
서울청과 충북청 등에서 근무하는 프로파일러 3명이 동원됐다.
경찰은 이를 통해 안씨가 지목한 암매장 장소가 맞는지와 안양이 숨지는 과정에 가담했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안씨의 심경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시도이기도 하다.
안씨의 진술에 모순점이 많다고 판단, 허점을 파고든다는 게 경찰의 복안이다.
안씨는 이날 조사에서 줄곧 한씨의 단독범행을 주장하며 안양이 숨진 것과는 무관하다는 태도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신을 암매장한 장소에 대해서도 "60m 정도 들어가 60도 정도의 각도로 올라간 것 같다"고 일관되게 진술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부터 비공식적으로 핸들러(전문지도원)와 수색견 2마리를 동원해 충북 진천군 백곡면 갈월리의 한 야산에서 3차 수색 작업을 벌였지만 시신은 발견하지 못했다.
곽 과장은 "거짓말탐지기 분석 및 프로파일링 수사에 대한 결과는 종합적으로 분석해 23일 발표할 것"이라며 "다양한 증거자료를 확보한 만큼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