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탁자 청주병원
"옛 직원 우선 채용"
노조와 협상 실마리

[충청일보 장병갑기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청주노인전문병원의 새 수탁자로 청주병원이 결정됐다.
 
그러나 정상화까지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그 중에서도 가장 걸림돌은 고용승계 문제다.

청주병원은 앞서 2차 공모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옛 노조원과 고용승계를 놓고 힘겨루기를 했다.

결국 노조와 갈등을 겪으며 청주병원이 수탁을 포기했다.

당시 노조와의 협상이 결렬된 것은 전원 일시 고용이 부담이 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청주병원이 아직 고용승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지만 분위기는 희망적이다.

4차 공모에서 다시 수탁자로 선정된 청주병원은 노조·비노조 구분 없이 옛 직원을 우선 채용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고용 승계 의무가 없지만 청주병원 측이 고용 의지를 밝힌 만큼 노조와의 협상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청주병원 관계자는 "노인전문병원을 개원하기 위해선 의사, 간호사, 요양 보호사 등 20~30명의 직원이 필요하다"며 "전에 이 병원에 근무했던 직원을 우선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노조원이나 비노조원 구분 없이 노인병원에서 일했던 모든 직원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다.

청주병원 관계자는 "채용과 관련된 기준은 앞으로 전문가들과 협의를 통해 정할 것"이라며 "기준에 적합한 옛 직원을 고용할 것이며, 병원이 정상화돼 추가 인력이 필요하면 고용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주시와 위탁 운영 협약을 체결한 뒤 재개원 시기에 맞춰 구체적인 인력 충원 계획을 발표하겠다"며 "외부 용역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2차 공모에서 우선협상자로 선정되고도 고용승계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다 중도 포기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청주시는 지난 16일 노인병원 수탁기관 선정심의위원회를 열어 4차 공모 응모자 중 청주병원을 민간위탁 운영 사업자로 선정했다.

위탁 기간은 4년이다.

노인전문병원은 청주시가 국비 등 157억 원을 들여 지난 2009년 설립했다.

공모를 통해 민간에 위탁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극심한 노사갈등을 겪던 전 운영자는 위수탁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지난해 6월 5일 병원을 임시폐원했다.

시는 민간위탁 운영 대상자 선정을 위해 세 차례 공모에 나섰다.

그러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의료법인이 잇따라 수탁을 포기하며 새 운영자를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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