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점검특위 가동 첫날 문제 드러나
격납고 등 아시아나 필요 부분 10%도 못미쳐

▲ 19일 충북도의회 청주공항 MRO 사업 조사특위에서 전상헌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이 업무 보고를 하고 있다. 특위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의영·김인수 의원이 불참을 선언해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 만으로 진행됐다. /권보람기자

[충청일보 이정규기자] 에어로폴리스 1지구에서 아시아나 항공사가 쓸 수 있었던 면적은 고작 전체의 약 7% 밖에 안 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청주공항의 항공정비(MRO)단지 조성 사업에 대한 충북도의회의 '항공정비산업점검 특별위원회'가 본격 가동된 첫 날인 19일 밝혀졌다.

도의회 항공정비산업점검특위는 이날 예결위 회의실에서 첫 위원회를 열고 전상헌 충북경제자유구역청장을 비롯해 경자청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질의에 나섰다.

새누리당 의원들만 참석한 특위에서는 추진 과정에 대한 전 청장의 보고를 받은 뒤 본격적인 집중 질의를 시작했다.

특위에서 가장 부각된 사안은 항공정비단지의 실제 사용 가능 부지가 턱없이 부족해 아시아나 항공사가 오지 못 하게 만든 이유 중 하나였다는 점이다.

김학철 의원은 "청주공항은 여건 상 국가 규모의 항공정비산업 단지가 들어설 수 있는 경쟁력이 애초부터 희박했다고 본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전 청장에게 물었다.

그러자 답변에 나선 전 청장이 아시아나 항공이 가졌던 불만을 처음으로 밝혔다.

전 청장은 "아시아나 항공의 A380, B747과 같은 대형 항공기는 격납고에 높이 37m의 통로 2개 와이드바디를 갖춰야 한다"며 "문제는 이 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는 활주로 중앙선을 기준으로 559m를 떨어뜨려야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활주로 중심에서 한쪽 300m, 양쪽 600m 내에는 건축이 안 되며, 끝나는 지점에서 7m 당 1m 높이를 지을 수 있어 이런 계산이 나오게 된다"며 "그렇게 되면 와이드바디 2개(투베이) 반 정도 밖에는 격납고를 지을 수 없다"고 했다.

전 청장은 "현재로서는 전체 15만2066㎡(옛 4만6000평) 중 가용 면적이 2만1818㎡(옛 6600평)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해 특위 위원들을 놀라게 했다.

아시아나 항공이 바란 면적은 최소 6베이(격납고 2개 짜리 6개) 정도였다.

이미 아시아나 항공은 인천공항에 2.5베이, 김포공항에 1베이 격납고를 보유하고 있다.

청주로 집중시키려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아시아나 항공이 이런 점에서 상당한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더욱이 계류장, 주기장, 런업장, 컴퍼스 스윙 공간까지 더하면 11만2396㎡(옛 3만4000평)이 더 필요해 사실상 면적이 턱없이 부족하다.

특위는 이런 전 청장의 답변에 충격을 받고 20일 현장 점검을 하며 촘촘히 문제를 살피기로 했다.

김 의원은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동안 왜 사업을 진행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보고가 엉성했는지, 아니면 과욕을 부린 것인지 집중적으로 파헤쳐 보겠다"고 별렀다.

한편 이날 특위에서는 전 청장의 책임을 묻는 질문도 이어졌다.

임병운 의원은 전 청장에게 "아직도 사퇴할 의사가 있느냐"고 물었고 전 청장은 "맘이 바뀌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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