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2차 시국대회에 1만2000여명 모여
단일 규모 집회로 역대 최대 인파 신기록
朴 퇴진·새누리 해체·野 야합 중단 촉구

 

[충청일보 송근섭·손인빈기자]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즉각 퇴진·해체하고 야당은 야합하지 말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둘러싸고 혼란을 거듭하는 정치권에 분노한 충북도민이 최대 규모의 촛불로 성난 민심을 표출했다.

지난 3일 오후 5시부터 충북도청 서문 앞 4차로에서 열린 '박근혜 정권 퇴진 충북범도민 2차 시국대회'에는 도민 1만2000여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6천명)이 모였다. 단일 규모 집회로는 역대 최대 인파다.

본인의 임기 단축을 포함한 진퇴 여부를 국회에 일임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 담화 이후 오히려 촛불집회 참가자가 크게 늘어났다. 1차 집회 때는 1만여명이 촛불을 들었다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이날 집회에서는 대통령 즉각 퇴진·새누리당 해체 구호 뿐 아니라 "야당은 야합하지 말라"는 구호까지 더해져 촛불 민심의 향배가 청와대에서 여의도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는 박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시점 등을 놓고 기싸움을 벌였던 야당에도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탄핵 반대 국회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청주상당)은 이날 집회에서도 거센 비판을 받았다. 주최 측은 대형스크린에 정 의원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비판 메시지를 보내달라고 독려했다.

또 참가자의 절반이 청주육거리시장 앞 정 의원 사무실 앞으로 행진, 사퇴 구호를 외치며 압박을 이어갔다.

이날 집회에서도 갓난아기를 등에 업은 채 유모차를 끌고 나온 가족부터 초·중·고·대학생, 회사원, 가정주부, 백발 노인, 종교인, 정치인 등 다양한 각계각층의 남녀노소들이 동참했다.

이날 자유발언에 나선 초등학교 3학년 권미소양은 "조선시대 우리나라에 쳐들어 온 일본인들이 후퇴하면서 '조선 군사들은 두렵지 않지만 백성들은 무섭다'고 했다"며 "이제 우리도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은 대통령과 무능한 간신들을 내려 보내야 한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최우식 변호사는 "검찰의 공소장에 대통령과 최순실이 직권남용·강요죄의 공범으로 적시가 됐는데 이 경우 최고형이 5년 이하 징역에 불과하고 재벌들이 상납한 돈을 몰수·추징할 수 없다"며 "뇌물죄를 적용해야 재벌은 뇌물공여자, 대통령과 최순실은 제3자 뇌물제공죄의 공동정범이 되고 최고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는 지난 1차 범도민 시국대회와 마찬가지로 큰 충돌이나 사고없이 마무리됐다. '촛불 트리 만들기', '박근혜 삼행시 백일장', '촛불 종이접기' 등 이벤트와 다양한 공연 등이 접목돼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충북경찰도 비상설부대 등 400여 명이 넘는 경력을 투입, 교통관리 등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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