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캠프 가동… 오늘 귀국
박연차 의혹 해명 등 첫 일정
14일 음성·충주 방문 예정
정치권 접촉은 당분간 배제
설까지 대선출마 발표없이
팽목항·봉하마을 등 광폭행보

▲ 반기문 전 총장이 14일 충북 음성·충주 등 방문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2013년 고향인 음성을 방문한 모습. /권보람기자

[서울·충주=김홍민·이현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을 하루 앞둔 11일 반 전 총장의 대선캠프가 첫 공식 활동을 시작하면서 귀국 후 일정을 공개했다

반 전 총장의 이도운 대변인(전 서울신문 부국장)은 이날 서울 마포 캠프 사무실에서 언론 브리핑을 통해 반 전 총장의 귀국 메시지와 관련, "국민화합과 국가 통합이 주요 메시지가 될 것"이라며 "유엔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에 대한 보고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특히 반 전 총장은 가장 먼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받았다'는 의혹부터 해명하기로 했다.

이 대변인은 "박연차 관련 의혹은 이미 밝혔듯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그 부분은 여러 번 해명했지만 오시면 일성(一聲)으로 분명히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변인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은 귀국 당일 인천공항에서 승용차편으로 사당동 자택으로 이동해 여장을 풀고 휴식할 계획이다.

이어 13일에는 첫 공식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다. 이어 사당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주민등록 신고를 한다.

13일 오후에는 캠프 관계자들과 회의를 하고 가족과 만찬을 함께하며 개인적 시간을 보낼 것으로 전해졌다.

14일에는 고향인 충북 음성의 부친 선영과 충주에 사는 모친 신현순 여사(92)를 찾는다.

이와관련 반기문유엔사무총장귀국충주시민환영대회추진위원회는 11일 충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4일 오후 2시 30분 충주체육관에서 충주시민 3000∼5000명이 참석하는 환영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이날 환영대회에는 새누리당 이종배 국회의원과 조길형 충주시장, 충북 출신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지방의원들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20여 개 단체가 참여한 추진위는 "가정에서도 경사가 있으면 잔치를 열어 기쁨을 함께하고, 동네에서도 이웃의 경사를 다같이 축하하는 게 우리 민족의 풍습"이라며 "충주에서 배우고 꿈을 키워 유엔 사무총장이 돼 세계 평화와 인류 행복에 헌신하고 귀국하는 반 총장의 업적과 노고를 시민의 이름으로 치하하는 행사"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고향방문을 마친 반 전총장은 15일 귀경해 향후 행보를 놓고 참모들과 회의할 예정이다. 이어 대구 서문시장, 부산 유엔묘지, 전남 진도 팽목항, 경남 진해 봉하마을, 광주 5·18 민주묘지 방문 등 이념과 지역을 아우르는 '대통합 행보'에 나설 계획이지만, 구체적 시간표는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반 전 총장은 전직 유엔 사무총장 자격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정세균 국회의장, 양승태 대법원장 등 3부 요인도 만난다. 그 외의 예방과 접촉 일정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이처럼 민생 행보와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의 일정에 집중하는 동안 정치권 인사들과의 직접 접촉은 최대한 배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변인은 귀국 초반기 활동계획에 대해 "반 전 총장은 국민의 의견을 많이 들어보고 싶어 한다. 서민, 취약계층, 청년층 등 삶의 현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많이 알고 싶어 한다"면서 "그런 과정을 통해 화합, 사회통합 등의 문제를 고민할 것 같다"고 언급했다.
 
사실상 공식 출마 선언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설 이후 정국이 어떻게 될지에 따라 대응하겠다"면서 "적어도 설까지는 그런 정치적 이벤트나 정국에 영향을 받지 않고 민생 행보를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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