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귀국 하루전 어제 충북 방문
빅텐트·제3지대론 등 평가절하
KTX세종역 신설 관련 의견
"용역 지켜봐야" 입장 유보
지역현안인 중부고속도 확장
"필요하다고 본다" 긍정적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1일 충북도청을 방문해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임동빈기자

[충청일보 이정규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11일 충북을 방문해 "충청권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어야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방문 이유를 밝혔다.

문재인 전 대표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귀국 하루 전인 이날 반 전 총장의 고향인 충북을 찾아 '반풍' 잠재우기에 힘을 쏟았다.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반기문 전 총장 귀국을 하루 앞두고 그의 고향인 충북을 찾은 이유에 대해 "노무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충청권에서 승리하면서 당선이 됐고,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 지역에서 패배하며 실패를 경험했다"며 "반 전 총장 때문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충청권에 대해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반 총장을 의식한 것이 아니라고 애써 부인했다.

하지만 반 전 대표는 충북 방문에 앞서 천안 위안부 피해자 묘소를 참배해 반 전 총장이 일본과의 위안부 합의에 환영한 점을 다분히 겨냥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등 이날 방문이 반 전 총장의 텃밭을 공략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 전 총장의 대선 출마에 대해서는 반 전 총장에 대한 평가보다 자신이 △촛불민심이 바라는 적폐청산의 적임자 △검증이 끝난 인물 △준비된 대통령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간접적으로 반 총장이 이런 점에서 취약함을 강조했다.

문 전 대표는 세종시와 마찰을 빚고 있는 KTX 세종역 신설과 관련해서는 분명한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문 전 대표는 "현재 철도시설공단에서 타당성 용역 조사가 진행되고 있어 4월 나올 결과를 우선 지켜봐야한다"고 했다.

문 전 대표는 "그렇다고 세종역 신설에 찬성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편익비용이 낮더라도 정치적·정책적 차원에서 논의를 다시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전대표는 "단체장이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인만큼 상생의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원론적인 수준에서 마무리졌다.

충북도의 현안 중 하나인 중부고속도로 확장에 대해서는 "교통량이 늘어나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의 대권 도전에 대해서는 "반 전 총장은 참여정부와 함께 노력해 총장이 된 측면이 있다"며 "그런 면에서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일 친박이나 비박, 다른 당과 연합해 대선 주자로 나서는 것은 정권교체를 하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제3지대론, 빅텐트론 등을 평가절하했다.

문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이 아무리 연합전선을 형성한다해도 민주당의 많은 후보들이 힘을 합친 단일 후보에게는 이길 수 없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안희정 충남지사의 청와대 등의 세종시 이전에 대해서는 "국회 분원은 이미 전부터 주장한 바고, 청와대는 단기적 이전보다 국민의 뜻을 물어 결정할 부분"이라며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이 직접 내려온다면 세종시 공무원들이 서울로 올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남·안 지사와는 다른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참여정부 시절의 목표였던 행정수도 이전이 완성돼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개헌과 관련해 문 전 대표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이에 대한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해 국민의 뜻을 물어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이시종 충북지사와 만나 환담을 나눴고, 지역상공인들과의 만남을 갖는 등 민생행보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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