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석창·박찬우 의원 당 잔류 의사
이명수·성일종 의원은 입장 보류
'제3지대 앞장' 충북 3인방 동력상실 위기
심재철 부의장 조찬 회동 후 행보 논의

[서울=충청일보 김홍민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 도전을 지원하기 위해 설 전후 탈당, 정치협의체 성격의 '제3지대' 구축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됐던 새누리당 충청권 의원들이 주춤하고 있다.

당초 충청권 의원들은 다른 지역 의원 등과 합세해 10여명 수준의 규모 있는 탈당을 계획했다.

이들은 이르면 설 전에, 아니면 설 연휴 후 탈당해 정치협의체를 만들어 반 전 총장 캠프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의 지지도가 예상외로 20% 이하 수준에 머물고, 신당 창당이나 기존 정당 입당 등 입장을 정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탈당대열에서 이탈하는 의원이 발생하는 등 발걸음에 제동이 걸렸다.

25일 본보 확인 결과, 탈당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됐던 권석창(제천·단양)·박찬우(천안 갑) 의원은 당 잔류 의사를 밝혔고, 이명수(아산 갑)·성일종(서산·태안) 의원도 당장 탈당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권 의원은 "반 전 총장을 지지하지만 당에 남아 도울 일을 찾겠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결정된 것도 아닌데 당을 떠난 다는 것은 지역 민심과 거리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반 전 총장은 신당을 창당할 건지, 기존정당에 입당할 건지, 자신의 입지를 먼저 정해야 한다"며 "충청권 등 의원 몇 명이서 먼저 탈당해 무소속으로 있으면서 반 전 총장을 지원한다는 것은 자칫 '충청당'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만 살 뿐 도움이 안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충북권 의원들이 탈당을 주도하는 것처럼 비쳐진 것에 대해 "지난 18일 충청권 새누리당 국회의원 정기 모임에서 개별행동을 하지 말고 중지를 모아 함께 행동하자고 했다"며 "행동(탈당)을 하려면 시기와 방법 등을 공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 역시 반 전 총장이 거취문제 등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외에도 충청권 의원들과 동반 탈당이 유력했던 이철규 의원(동해·삼척)도 한 발 뺀 모양새다.

이처럼 집단 탈당에 합류할 것이 예상됐던 의원들이 입장을 보류하거나 당 잔류로 선회하면서 제3지대 구축에 앞장섰던 박덕흠·경대수·이종배 등 충북권 국회의원 3인방의 동력도 상실할 위기에 처했다는 관측이다.

충청권 의원들의 향후 행보는 25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새누리당 소속 심재철 국회 부의장이 반 전 총장을 초청, '정권교체 아닌 정치교체'를 주제로 한 간담회가 끝난 후 충북권 국회의원 3명과 심 부의장 등이 회동해 향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박덕흠 의원은 "당초 설 전후 '제3지대' 구축을 위해 함께 행동하려던 의원 중 일부가 입장을 보류한 상황"이라며 "25일 심 부의장과 충북 의원들, 다른 지역구 의원들과 앞으로 어떻게 할 건지 방향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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