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우수저류시설 290㎜ 폭우에 초토화
상가 잠기고 도로 통제… 시민들 "무용지물"

▲ 이승훈 청주시장(왼쪽 두 번째)이 16일 오전 충북대 정문 앞 상가 피해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충청일보 박재남기자] "해마다 폭우가 내리면 물에 잠기던 충북대 정문 앞이 330mm에도 끄떡없는 비밀. 청주 도심지의 침수로 발생되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설치한 우수저류시설 덕분에 게릴라성 폭우에도 끄떡 없답니다."

지난 14일 청주시가 SNS를 통해 홍보한 내용이다.

시의 호언과 달리 16일 새벽부터 내린 290mm의 집중호우로 이날 오전 우류저수시설이 설치된 충북대 정문 앞 지하상가들은 빗물에 잠겼고 도로는 통제됐다.

주차된 차량들은 물에 휩쓸려 뒤엉켰고 미처 차를 빼지 못한 운전자들은 발을 동동 굴러야 했다. 지하에 위치한 상가도 흙탕물로 가득차면서 물을 퍼내기 바빴다.

상점 주인들은 "우수저류시설만 믿고 있었는데 이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며 "식재료 등이 물에 잠기고 전기마저 끊겨 당분간 장사를 하지 못하게 됐다"고 한탄했다.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들도 "매년 반복되는 침수피해가 올해도 어김없이 생겼다"며 "큰 비에는 우수저류시설도 무용지물"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가 도심지의 침수로 발생되는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우수저류시설을 설치한 곳은 이 곳을 비롯해 내덕지구, 내수지구 등 총 3곳으로, 이 시설은 빗물 3만1700㎥를 저장할 수 있다.

거의 해마다 침수피해가 발생한 충북대 정문 일대는 2010년, 2011년, 2012년 집중호우로 도로가 침수되고 상가 28여동과 대학 정문 경비실이 침수돼 재산상 피해를 입은 바 있다.

시는 서원구 수곡동 인근에도 우수저류시설 설치를 준비중이다.

시 관계자는 "이들 우수저류시설 설치로 시간당 91.8㎜이라는 기습적인 폭우에도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며 "폭우피해를 복구하는데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내에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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