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최고 91.8㎜' 290.2㎜ 기록
무심천 등 범람 위기에 대피령도
충북, 토사 매몰·산사태로 2명 숨져
보은서 논 물꼬 보러나간 70대 실종

▲ 충북도내 5개 시·군에 호우경보가 내려지는 등 많은 비가 내린 16일 오전 청주 무심천이 290.2mm의 집중호우 속에 물이 불어나 흙탕물로 변해 있다. /임동빈기자

[충청일보 지역종합] 청주·증평·괴산 등 충북 중부내륙지역의 하늘이 뻥 뚫렸다. 

16일 아침부터 시간당 최고 91.8㎜의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산사태 등으로 2명이 숨지고 1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으며 536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또한 청주 곳곳이 침수되고 단전·정전 피해가 속출했다. 무심천 일부 구간과 미호천, 율량천, 명암유원지가 범람 위기까지 치달았다. 

증평 범람천도 한때 범람할 뻔 했으나 오후 들어 비가 그치면서 큰 고비를 넘겼다. 괴산에서는 농경지 침수에 따른 피해가 잇따랐다. 

대전지방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자정부터 오후 6시까지 청주 290.2㎜, 우암산 274㎜, 오창 238㎜, 증평 225㎜, 청천 213㎜, 진천 149.5㎜, 괴산 173㎜의 비가 내렸다.  

청주에 이렇게 많은 비가 내린 것은 293㎜의 강우량을 기록한 1995년 8월 이후 22년 만이다. 기상 관측 이래 두 번째로 많은 양이다. 이번 집중호우로 도내에서는 2명이 사망했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오후 3시12분쯤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 옥화리의 한 주택 인근에서 L씨(58·여)가 토사에 매몰돼 숨져있는 것을 119구조대가 발견했다. 앞서 이날 오전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이목리에서 80대 여성이 산사태로 숨졌다. 

비슷한 시각 보은군 산외면 동화리에서 A씨(79)가 폭우에 논 물꼬를 보러 나갔다가 실종돼 경찰과 소방당국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폭우가 쏟아지면서 무심천과 미호천이 범람 위기에 몰렸다. 무심천 수위가 4.4m를 기록해 위험 수위를 넘어서면서 하류 지역인 신봉동 일대 주민들이 대피했다. 

율량천도 범람 위기에 놓여 주민 일부가 대피했고, 상당구 용암동 아파트 단지 앞 소하천은 범람해 물이 도로로 역류했다. 명암유원지의 물이 넘쳐 인근 명암타워 1층이 한때 물에 잠겼다.

흥덕구 복대천 주변은 물이 넘쳐 인근 아파트 주차장에 정차된 차량이 물에 잠겼다. 가경동과 비하동에 걸쳐 흐르는 석남천 일부가 범람해 도로와 차량 피해가 잇따랐다. 수곡동 옛 법원사거리와 복대사거리, 옥산휴게소(경부고속도로), 오창·학소지하차도 역시 침수됐다. 

상당구 용암지하도, 흥덕구 서청주 사거리, 강내면 진흥아파트 사거리, 분평동 하이마트 사거리, 솔밭공원 사거리 등에서는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산비탈 지반이 약화하면서 월오동 공원묘지, 봉명동 노인요양원에 토사가 유출됐고, 오창과 용담동에서는 산사태가 났다.
침수로 인한 단수·정전 피해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가경천이 유실돼 상수도관이 파손되면서 가경·복대동 일대 일부가 단수됐다. 청주 흥덕구 복대동·오송읍·옥산면 일대에 정전이 발생했고, 서원구 사직동 등 시내 곳곳에 일시적인 정전이 발생했다. 

복대동을 비롯, 시내 일부 아파트에는 정전으로 인한 상수도 펌프 고장으로 단수 사고가 발생했다. 

학교 교실과 급식소 침수가 이어졌다. 무심천 인근 운호고 운동장은 어른 허리 높이만큼 물에 잠겼고, 중앙여고에서는 인접 전파관리소 옹벽이 붕괴하면서 급식소 일부가 파손됐다.

선로가 빗물에 잠기면서 충북선 열차 상하행선 운행도 전면 중지됐다. 이날 오전 대전에서 제천으로 운행하려던 열차 2편이 결행됐다. 

증평에서는 범람천 하상 주차장에 있던 차량 수십 여대가 침수 또는 유실됐다. 보강천 일대 공원 등도 피해를 봤다. 증평읍 덕상리 지방하천 삼기천 둑 50m 가량이 유실돼 삼기천 일대 주택과 농경지가 침수됐다.

또 증평읍 초중리 4거리 구간, 증평읍 사곡리 사곡교∼철도 지하차도 구간, 증평읍 증천리 호혜염공 삼거리∼죽리초등학교 구간의 차량 통행이 부분 통제되기도 했다.

괴산에서는 도로변 토사 유출 및 농경지 침수 피해가 잇따랐다. 괴산을 지나는 지방도와 국도 등 일부 도로에 흙이 쏟아져내려와 도로가 통제됐다. 사리와 상항리, 대사리에서는 농경지 침수가 발생했다. 

보은에서는 내북면 도원저수지가 한때 범람위기를 맞아 도원리에 사는 수십 명의 주민이 내북면사무소로 대피했다. 

봉황리와 백현리,북암리,상판리 고향의강 공사현장이 침수 또는 유실됐으며, 산외면 원평리, 대원리, 장갑리가 불어난 수위로 하천이 범람하면서 농작물이 침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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