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남 사회1부장

[박재남 사회1부장] 16일 물폭탄이 휩쓸고 간 청주지역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청주에는 이날 자정부터 오후 6시까지 290.2㎜의 비가 내렸다. 아침부터 시간당 최고 91.8㎜의 물폭탄이 쏟아지면서 산사태 등으로 2명이 숨지고 18명이 부상을 입었다. 수백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곳곳이 침수되고 단전·정전 피해가 속출했다.
흥덕구 복대천과 석남천이 범람하면서 도로와 차량 피해가 잇따랐다. 상당구 용암지하도, 흥덕구 서청주 사거리, 강내면 진흥아파트 사거리, 분평동 하이마트 사거리, 솔밭공원 사거리 등에서는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오창과 용담동에서는 산사태가 났다. 월오동 공원묘지, 봉명동 노인요양원에 토사가 유출됐고, 가경천이 유실돼 상수도관이 파손되면서 가경·복대동 일대 일부가 단수됐다. 오송읍과 옥산면, 사직동 등 시내 곳곳에는 정전이 발생했다.
충북선 열차 상하행선 운행도 전면 중지되면서 이날 오전 대전에서 제천으로 운행하려던 열차 2편이 결행됐다.
기상청의 예보는 빗나갔다. 애초 전날 오후까지는 충북 북부 쪽으로 비가 집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전 6시40분에 청주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됐다가 오전 7시10분 호우경보로 특보가 상향됐다. 본격 적인 물폭탄이 내리는 시점과 동시에 겨우 청주지역에 호우경보가 내려진 것이다.
집중호우를 사전 인지하지 못한 청주시는 이날 오전 10시10분이 돼서야 전 직원 비상발령을 하는 등 우왕좌왕했고, 시민들은 하천 범람 위기에 몰려 긴급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수마로 인해 침수된 아파트와 상가와 주택, 유실·매몰된 농경지 등에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상태다. 외곽도로를 중심으로 흙과 돌덩이가 떠밀려오면서 쌓이고, 도로 곳곳이 파손돼 차량이 가까스로 운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공장 등 정전지역 응급복구도 시급한 상태다.
시는 재난종합상황실을 설치하고 피해지역에 장비와 인력을 집중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시와 시의회는 17일 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했다. 정부의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수재민들이 상처를 보듬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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