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산물·가공품 일색 식상
특색 있는 상품 발굴 시급
기부금 사용처 마련 ‘과제’
초창기 반짝 효과 우려도

올해부터 ‘고향사랑기부제’가 본격 시행된 가운데 지자체에서 준비한 답례품 대부분이 지역 농축산물과 가공품 일색이어서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주소지를 제외한 지방자치단체에 기부하고 세액공제와 답례품 혜택을 받는 제도로, 연간 500만원까지 기부가 가능하다.

그러나 기부 유입 역할을 하는 답례품이 지자체마다 대부분 비슷하다.

옥천군은 답례품으로 한우, 잡곡, 과일, 기름, 벌꿀 등 10개 품목을 선정했다.

인근 지자체인 보은군도 한우, 사과, 잡곡, 쌀, 송로주 등 11개 품목을, 영동군은 샤인머스캣, 사과, 쌀, 한돈, 호두 기름 등 11개 품목을 확정했다.

이처럼 지자체가 답례품으로 지역 농특산물, 가공품 등을 대다수 포함시켰다.

각 지역에서만 경험하거나 맛볼 수 있는 상품이 부족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사항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고향사랑기부제가 초창기 전시효과만 누린 채 활성화하지 못할 우려마저 나온다.

그중 눈에 띄는 답례품은 기부자들이 지역을 방문했을 때 ‘생활인구’로서 경험을 남길 수 있는 관광상품권이다.

옥천의 옥천전통문화체험관 한옥 숙박이용권과 보은의 법주사 템플스테이 숙박권, 스카이바이크·집라인 체험권 등이 있다.

또 영동의 천연광물 자원인 일라이트 생활건강제품도 눈에 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출향인사, 외지인 등 많은 관심 속에 순항하고 있다.

옥천군에 따르면 1호 기부자인 ‘옥천 여신’ 미주를 시작으로 지난 7일까지 164명이 기부에 동참했다.

시행 첫날부터 지금까지 하루도 빠짐없이 꾸준히 기부가 지속되고 있다.

지금까지 기부 성향을 살펴보면 금액별로는 10만원 기부가 66%(108건)로 가장 많았으며, 100만원 이상 고액기부자도 8명에 달했다.

답례품은 향수OK카드가 29%로 가장 높았으며, 한우세트(22%), 기름세트(15%)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타 지자체와의 직접적 성과 비교는 어렵지만, 시행시기를 고려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로 평가되고 있다.

고향사랑기부제가 반짝 행사로 끝내지 않기 위해서는 차별성 있는 답례품과 기부를 유도할 수 있는 사용처 발굴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의 곳간을 채우는 사업인 만큼 투명하고 뜻깊은 곳에 기부금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도 과제다.

군 관계자들은 “모금한 기부금 액수만큼 지방재정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기부금액의 30%만큼 기부자에게 주는 답례품은 지역 경제에 적잖은 활력소가 될 것”이라며 “기부를 유도할 수 있는 특색있는 사용처 발굴과 답례품 선정에도 다양한 연령층의 취향을 고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옥천=이능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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