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위기’ 충북도립대 이대론 안된다

수차례 활용, 인적 자원 고갈
졸업한 후 다른 학과 또 다녀
수업 제대로 참석 30% ‘불과’
무상교육 악용… 혈세만 낭비

▲ 충북도립대학 입구.
▲ 충북도립대학 입구.

학령인구 절벽이 현실화되면서 각 대학들의 긴장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유독 느긋한 대학이 있다. 충북도에서 운영하는 유일한 공립전문대학인 충북도립대학교다.

대학 평가의 주요 기준이 되는 신입생 충원율을 맞추기 위해 편법을 동원해 매년 충원율 91% 이상을 손쉽게 넘기고 있어서다.

반면 취업률은 도내 전문대 중 꼴찌를 달리고 있다. 전임교원들의 연구실적도 마찬가지다.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도립대 혁신자문위원회에 혁명에 가까운 혁신안을 주문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에 본보는 충북도립대학의 문제점과 발전방안 등을 3차례에 걸쳐 집중 보도한다.

 

충북도립대학이 올해 신입생 충원율 93.3%를 기록해 일단 한숨 돌린 형국이다.

이는 도내 전문대 중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충청권에서 신입생 충원율이 가장 낮은 A 전문대 72.9%보다 무려 20.4%p 높다.

정시모집 막판에 충원율이 급상승한 비결은 뭘까.

속내를 들여다보면 일반인의 상상을 뛰어넘는 편법을 동원하고 있다.

수차례 만학도를 활용한 편법이 동원되면서 인적 자원이 고갈됐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돈다.

학원에서 수강생 모집하듯 만학도를 모셔오다시피 하니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관공서에 근무하는 A씨(57‧옥천읍)는 “입시철만 되면 대학으로부터 만학도를 모집해달라는 부탁으로 몸살을 앓는다”며 “이제는 알만한 사람을 다 소개해 더 이상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학에 다니는 한 학생은 “캠퍼스에서 만학도 분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다”며 “매년 만학도 비율이 늘어나고 있어 경로대학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충북도립대가 재학생 전원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급하는 무상교육 정책이 악용되고 있다.

등록금 부담이 없다 보니 만학도들이 졸업 후에 다른 학과에 또 입학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학 중인 만학도 B씨(63)는 “학과 강의에 제대로 참석하는 만학도는 30%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70%는 1주일에 2~3번 들렀다가 간다”면서 “졸업 후 재입학하는 사례도 많아 도민 혈세만 낭비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또 “수업을 듣지 않아도 학점을 주며 학생들을 유치하고 있다”며 “퇴출을 면하기 위해 만학도 돌려막기식 충원은 지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에선 총장 부재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충원율(91.5%)을 뛰어넘는 성적을 거뒀다고 자화자찬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편법을 동원해서라도 학생만 확보하면 된다는 ‘도덕 불감증’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대목이다.

이렇다 보니 충북도립대를 다른 대학에 통합해야 한다는 논의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2016년 당시 충북대와 한국교통대 증평캠퍼스 부분 통합 추진 논란과 관련, 충북도립대까지 통합 대상으로 거론됐었다. /옥천=이능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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