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위기’ 충북도립대 이대론 안된다
예산 年 평균 198억원 지원
교원 1인당 논문발표도 꼴찌
65세까지 정년 보장 ‘철밥통’
교수들 무사 안일주의 팽배

▲ 충북도립대 캠퍼스 전경.
▲ 충북도립대 캠퍼스 전경.

충북도에서 설립‧운영하는 유일한 공립전문대학인 충북도립대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매년 혈세를 쏟아붓고도 취업률·교수 연구실적 등에서 전국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어서다.

정원은 못 채워도 취업 지도는 열심히 해야 하는데도 충북도립대의 취업률은 형편없이 낮다.

대학알리미에 공시된 자료에 따르면 충북도립대의 2021년 취업률은 63.9%로 충북 도내 5개 전문대학 가운데 꼴찌였고, 전국 7개 도립대 중 6위를 기록해 최하위 수준이다.

‘2015년도 졸업생 취업률 충북 1위’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충북도립대가 바닥으로 추락한 것이다.

충북도립대가 취업에 강한 직업 교육 명문대학을 표방하고 있지만, 현실과 너무나 다른 상황이다.

신입생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들은 저마다 ‘등록금 면제’를 내세우면서 더 이상 ‘무상교육’ 정책이 대학의 경쟁력이 될 수 없다.

취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는 얘기다.

‘높은 취업률’은 곧 대학의 신입생 유치와도 직결된다. 취업률이 대학 생존과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전임교원들의 연구실적도 마찬가지다.

도립대 전임교원의 1인당 논문발표 건수와 저서 출판 건수는 1.3편과 2권에 불과해 도내 전문대학 중 최하위권이다.

다른 도립대 교원들의 논문 편수도 이보다 4~21배 많다.

대학의 경쟁력은 교수들의 연구력에서 나온다. 고품질의 교육을 연구하지 않는 교수에게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교수들의 무사안일이 지나치다고밖에 달리 생각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 지경이 되도록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충북도의 책임도 적지 않다.

충북도가 예산만 지원하고, 관리 감독에는 손을 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018~2022년 충북도 등이 지원한 예산은 평균 198억원으로 전국 7개 도립대 중 가장 많았다.

그동안 충북도립대의 변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은 수차례 제기됐다.

하지만 교수사회에는 큰 변화가 없는 듯하다.

충북도립대 교수는 충북도 소속 ‘지방교육공무원’ 으로 65세 정년까지 신분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사립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철밥통 교수’란 얘기다.

한 퇴직 교원은 “교수들 사이에서는 ‘공립전문대인 도립대가 망할 리가 없다’는 인식이 저변에 깔려 있다”면서 “보직을 서로 맡지 않으려 하는 등 전반적인 기강해이가 도를 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등록금 0원’에 의존하면 결과는 뻔하다”며 “혁신하지 않으면 외면받는 시간만 남는다”고 충고했다. /옥천=이능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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