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대호' 스틸컷

[충청일보=조신희 기자] 올 하반기 연말 극장가는 뜨겁다. 영화 ‘대호(감독 박훈정)’가 ‘명량’의 일등공신 최민식의 차기작이란 점과 조선의 호랑이라는 의미심장한 소재로 이전부터 기대작으로 손꼽혔기 때문이다. 다만 각종 시사회 등을 통해 공개된 이후 ‘대호’는 높은 기대감에 비해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호’는 일제강점기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대호와 호랑이를 사냥하면서 먹고사는 포수 만덕의 이야기를 다룬다. 더 이상 총을 들지 않으려는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최민식 분)이 일본군의 호랑이 사냥에 얽히면서 일어나는 사건을 풀어내고 있다.

무엇보다 '대호'는 '신세계'를 연출해 단박에 흥행감독에 오른 박훈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에 영화는 ‘산군님’ 대호를 완벽한 CG로 탄생시켜 기술적인 부분에서 흡족한 결과물을 내놨다. 영화 속에서 대호는 순간순간 보여주는 눈빛과 날렵한 움직임까지 정확히 구현, 관객들에게 사실감과 역동적인 생동감을 전달했다.

최민식의 열연 역시 명불허전. 그는 포수 천만덕으로서 ‘대호’의 선두에서 영화를 이끌어갔다. 또 최민식은 극 중 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조선의 포수로서의 본분을 드러내며 강렬한 연기를 선사했다.

그러나 다소 무겁게 흘러가는 2시간이 넘는 긴 러닝타임이 '대호'에 대한 아쉬움을 남긴다. 대작이 반드시 긴 러닝타임을 통해서만 입증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또 '대호'의 일제강점기라는 시대적 배경과 최민식의 신중한 연기는 자연스럽게 ‘명량’이 연상된다는 난점을 품고 있다. '명량'은 한국영화 역대 흥행작 1위이자 최민식의 열연이 압도적으로 빛난 작품이기에 공교롭게도 두 영화는 영화적인 교차점을 일정부분 공유하고 있기에 그렇다.

'대호'는 많은 영화팬들 사이에서 올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불려진 만큼  관객들에게 그 기대에 상응해야 될 부담감을 껴안고 있다. 물론 '대호는' 우리에게 사라지는 것들을 다시금 상기하게 하는 메시지를 지니고 있기에 소중한 가치가 있다. 그 의미있는 메시지가 이런 단점을 상쇄하고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16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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