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경) “보리와의 첫 만남은 특별했어요. 작년 8월경 손님이 데리고 온 강아지였는데 치주질환이 너무 심했어요. 입냄새가 말도 못했죠. 제가 바쁜 주인을 대신해서 병원에 데리고 갔어요. 그 후로도 귀청소, 목욕 등을 해주다보니 견주분께서 그러시더라고요. 보리가 저한테 크는게 더 행복할 것 같다고. 오토도 사실 그 손님 강아지에요. 제가 치와와를 너무 좋아하다보니 맡아달라는 말에 1초의 망설임 없이 “네”라고 대답했죠.”

(인원) “보리를 처음 본 날 저한테 그러더라고요. “오빠 나 얘 사줘.” 그때부터 맺어질 운명이었던거죠. 치주염부터 심장, 아토피까지 1.1kg 작은 체구에 아픈데가 너무 많았어요. 그때부터 계속 신경이 쓰였죠. 지금은 장모치와와만 세 마리에요. 우주, 보리, 오토.”

 

(인원) “카페를 운영하는 것이 오래전부터 꿈이었어요.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대기업을 다녔어요.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카페에 대한 꿈은 더 커졌죠. 결국 직장을 포기하고 커피를 배우기로 마음먹었어요.

(보경) “건설회사를 다녔어요. 저는 커피를 너무 좋아해요. 어느날 회사에서 운영하는 작은 카페에 오빠가 이력서를 냈어요. 좋은 학교에 유학파 출신인 그야말로 완벽한 스펙. 왜 이런 사람이 카페에서 일을 하고 싶을까 의아했죠. 하지만 회사에서 그 카페를 매매하면서 오빠는 제가 일하는 사무실에 들어오게 됐어요. 그 뒤로 우리는 사내커플이 됐죠. (웃음) 올해 3월에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에요. 오빠는 사실 독신주의였어요. 얘기를 하다보니까 커피라는 공통점과 서로 비슷한게 너무 많았어요. 오빠에게 제가 이런 얘기를 했죠. 우리 나중에 제주도 가서 호떡 장사하자고요. 호떡 안을 제주도 특산물인 감귤청으로 해보자고. 그 말을 들은 오빠가 ‘이 여자는 참 괜찮다’ 생각했다고 하더라고요. (웃음)”

(인원) “커피가 우리 둘을 이어준 거죠.”

(보경) “우주커피는 저희 강아지 이름을 따서 만들었어요. ‘우쭈쭈 우쭈쭈’ 하다가 우주가 됐죠.

(인원) "한글로는 우주커피지만 영어로 바꿔보면 Would you like coffe? (우주 라이크 커피?) 의 우주! 커피를 제안한다는 뜻도 담겨있죠. 재미있잖아요. 그래서 손님들이 우리 우주를 사장님이라고 부르기도 해요. (웃음)

(보경) “우주커피는 애견동반카페에요. 일반 애견카페는 강아지가 마음대로 뛰어 놀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대부분 많은 상주견들이 있어요. 대형견들이 많은 곳은 손님들이 조용히 차를 마시거나 책을 읽거나 할 수 없죠. 대형견들을 무서워하는 분들도 계시고요. 특히 우주처럼 작은 아이들은 일반 애견카페에 있는 대형견들에게 치이게 마련이에요. 소형견이나 얌전한 성격의 아이들은 기가 죽고 무서워서 주인 발밑에만 머물죠. 10kg 미만의 소형견들로 제한을 둔 건 작은 강아지와 일반손님들을 위한 일종의 배려라고 생각했어요.”

 

“수제간식을 만들게 된 것도 손님들 덕분이에요. 사람들이 먹는 것 위주로 가다보니까 강아지들도 먹을 수 있는게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또 간식을 떼다 파는 건 자존심이 허락을 하지 않더라고요.(웃음) 강아지 옷도 사람 못지않게 너무 비싸요. 또 체구에 따라 가격 차이도 크지 않고요. 그래서 옷을 만들기 시작했죠. 따뜻하고 좋은 원단, 합리적인 가격으로요. 지금도 완벽하진 않지만 배워가면서 만들고 있어요.”

(인원) “사실 처음에는 애견동반카페를 할 생각은 없었어요. 저는 강아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거든요”

(보경) “제가 강아지를 워낙 좋아하다보니 오빠도 차츰 변하기 시작했어요. 가게도 넓으니까 강아지도 데려올 수 있는 건 어떨까 하고 넌지시 물어봤죠.”

(인원) “그때는 이렇게 많은 강아지들이 올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웃음)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저는 천천히 강아지를 좋아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래서 청소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구요”

(보경) “정말 많이 신경써요. (웃음) 직원으로 두면 정말 좋은 사람이에요. 우리 성격은 전혀 상반돼요. 오빠는 완벽주의. 그래서 저의 부족한 점을 채워줘요. 깔끔한 카페를 유지 할 수 있는 건 오빠 덕분이죠. 특히 ‘우주모카’는 저희 카페만의 대표 메뉴에요. 이태리에 마로치노라는 커피를 변형해서 직접 개발했죠. 달달하면서도 씁쓸한 정말 독특한 맛이에요. 세상에서 하나 밖에 없는 ‘우주커피’죠.”

 

(보경) “강아지를 너무 좋아해요. 부모님의 영향도 있었죠. 단감을 좋아하는 강아지를 위해서 백화점에서 사다줄 만큼 강아지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분들이에요. 2010년 8월경 서울에 있는 애견샵에서 장모치와와 우주를 만났어요. 못생겨서 분양이 어렵다는 거에요. 제 눈에는 정말 예뻤거든요. 그래서 바로 우주를 데리고 왔죠.

카페를 시작하면서 우주에게 미안한 점도 있어요. 자기 영역에 누군가가 들어온다는 것에 많이 힘들어했어요. 하지만 그랬던 우주가 이제는 손님들에게 먼저 다가가서 놀자고 하는 걸 보면 깜짝 놀라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해요. 좋아하는 일 하면서 우주와 함께 하는 시간을 계속 갖고 싶어요.”

“요리도 정말 좋아하거든요. 카페도 운영하면서 오빠와 장어가게를 차리고 싶어요. 견주들이 반려견들과 함께 와서 먹을 수 있는 식당이요. 강아지와 함께 와서 밥도 먹고 커피도 마실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아직 계획일 뿐이지만요. (웃음)”  /충청일보 천정훈·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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