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지자체간 유치 과열... 의견 수렴 거쳐 대안 마련 예정"
[충청일보 이능희·장병갑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방자치단체 간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던 국립한국문학관 추진을 무기한 중단하자, 충북 청주시와 옥천군이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24일 지방자치단체 간 소모적인 유치 경쟁으로 번지고 있는 국립한국문학관 추진을 잠정 '무기한 중단'하고, 문학계 등의 의견수렴을 거쳐 더욱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체부는 이날 "지자체 간 배수진을 친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불필요한 갈등과 혼란이 심화되는 상황에서는 후보지가 선정되더라도 반발과 불복 등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된다"며 "현 상황에서 건립 후보지 선정 등을 서두르는 것이 최선이 아니라는 판단하에, 당초 계획을 변경, 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한국문학관 유치에 사활을 걸고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총력을 기울여 왔던 청주시와 옥천군은 당혹감을 넘어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청주시와 옥천군은 정부가 어떤 후속 대책을 마련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일단 정부의 대책을 기다린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시 관계자는 "한국문학관 유치를 위해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문학콘서트 등 다양한 행사와 관련 협약 등을 진행왔다"며 "최근 영남권 신공항 등 정부의 각종 사업과 관련해 지자체 간 과열 경쟁이 빚어진 것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정부의 후속 대책이 어떻게 수립되는지 예의 주시하면서 이미 계획한 문학콘서트와 지역 기업체와 맺은 관련 협약등은 예정대로 이행하겠다는 입장으로 전해지고 있다.
정지용 시인을 앞세워 한국문학관 유치에 사활을 걸었던 옥천군도 당혹감에 빠졌다.
옥천군은 '현대시의 시성' 정지용 시인 등 전국을 대표하는 문인을 다수 배출하고, 30년 가까이 문학축제를 개최한 점 등을 내세워 한국문학관 유치에 총력전을 펼쳐왔다. 군 관계자는 "한국문학관 유치 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뒤 군과 옥천문화원 등이 앞장서 모든 군민이 참여하는 유치 활동을 벌여왔는데 당혹스럽기 짝이 없다"며 "그동안 공들인 일이 허사로 돌아가 허탈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