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잠룡들, 충북 방문 잇따라
귀국 앞두고 지지세 차단 염두
안철수, 9일 청주서 당원대회
문재인, 10일 이시종 지사 만나
음성·충주 13∼14일 귀향행사
민주, 선관위에 지도 촉구 견제

[충청일보 이정규기자] 야권의 유력 대권 잠룡들이 12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귀국을 앞두고 이를 의식한 듯 잇따라 그의 고향인 충북을 찾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지난 9일 도당 정기당원대회 참석차 찾은데 이어 11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충북을 공식 방문한다.

안 전 대표는 충북 청주에서 열린 당원대회에서 "시대정신은 정권교체이지만, 반기문 전 총장은 정권교체가 아니다"라며 반 전 총장을 깎아내렸다.

안 전 대표는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은 정치를 하겠다고 밝히지 않았고, 누구와 어떤 정치를 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이것부터 밝혀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11일 오후 충북도청을 찾아 같은 당 소속인 이시종 충북도지사를 만난다.

이어 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를 갖고 청주상공회의소에서 지역 상공인들을 만나 대화한 뒤 구 도심인 청주 성안길에서 시민들과의 만남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두 야권 잠룡의 잇단 충북 방문은 다분히 반 총장의 귀국을 염두에 둔 행보로 비쳐질 수 있다.

이미 충북에서는 반 총장의 귀국과 함께 정치권이 소용돌이치고 있는 등 '반기문 바람(반풍)'의 회오리가 예고돼 있다.

충북에서 시작된 '반풍'이 자칫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도 있어 이를 차단시키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반 전 총장의 출생지 음성과 성장지 충주에서는 오는 13, 14일 대대적인 환영행사를 준비 중이다.

개최 여부가 확실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각 지역에서는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민주당 충북도당도 10일 성명을 내고 반 전 총장 귀향 행사 추진을 '빗나간 반색'으로 규정하며 선거관리위원회의 지도 감독을 촉구하는 등 반 전 총장 바람을 빼려 애를 쓰는 모습이다.

앞서 충북을 지역구로 하는 새누리당 박덕흠(동남4군), 경대수(중부3군), 이종배(충주), 권석창 국회의원(제천단양)은 반 전 총장 대통령 만들기에 의기투합한 상태다.

또 새누리당 조길형 충주시장과 이필용 음성군수, 남부3군 군수와 해당 지역구 지방의원들도 반 전 총장을 따를 기세다.

정가에서는 안철수 전 대표와 문재인 전 대표의 잇단 충북 방문에 대해 반기문 전 총장의 귀국으로 향후 정국이 어떤 식으로 재편될 지에 대한 상당한 경계심의 발로로 보는 시각이 많다. 

저작권자 © 충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