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실·대책본부 일제가동하고 24시간 비상 체계
가축 이동 제한·거점소독소 확대·농장 일제 소독

[충청일보 배명식·내포=박보성기자] 경기도 파주에서 17일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하면서 충청권 지자체들에 방역 비상이 걸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날 ASF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오전 6시 30분을 기해 48시간 동안 전국의 가축 이동 중지 명령을 내렸다.

충청권 지자체들은 일제히 상황실과 대책본부를 가동하고, 24시간 비상 관리체계에 들어가는 등 차단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충북도, 방역 활동에 예비비 활용

충북도는 이날 정부가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자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기로 했다.

방역상황실도 운영되고 있다.

이시종 지사도 이날 방역 활동에 예비비를 활용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다.

도내에선 351개 농가가 64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전국 사육두수(1133만 마리)의 5.7%로, 적지 않은 규모다.

파주 발병 농가와 역학 관계가 있는 농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강 이북인 파주, 포천, 연천 지역 4개 농장의 돼지가 이달 초 도내 도축장에 반입됐으나 검역 과정에서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오전 6시 30분을 기해 48시간 동안 전국의 가축 이동 중지 명령이 내려짐에 따라 도는 차량 이동 제한 및 임상 예찰에 집중하고 있다.

향후 7일 간 경기지역 돼지의 도내 반입도 금지했다.

도는 축산농가에 대해 휴전선 접경 지역은 물론 한강 이북 지역 여행을 금지했으며 모임에 참석하지 말고 남은 음식물도 농장에 반입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농장 및 도축장 일제 소독도 강화했다.

현재 운영 중인 거점소독소 11곳 외에 소독소를 추가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발병 지역과는 거리가 있지만 예방·차단 방역을 강화하는 등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으며 유사시에 대비, 인력·장비를 점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충남도, 경기 인접지 차단 방역

충남도 역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는 등 특별 방역 대책에 들어갔다.

경기와 인접한 천안·아산 지역을 중심으로 거점 소독시설과 통제 초소를 설치하고 차단 방역을 시행한다.

우선 축산 농가 별로 ASF 전담관 318명을 동원, 이날 안으로 양돈 농가 긴급 예찰을 마칠 예정이다.

공동 방제단과 시·군 보유 소독 차량 123대를 활용해 이날부터 도내 전체 돼지 사육 농가 1227곳(사육두수 242만4마리)의 일제 소독에 들어간다.

도는 전날부터 구제역과 ASF, AI(조류인플루엔자) 선제 방역을 위해 15개 시·군과 농협 충남도지회 등 19곳에 특별대책 상황실을 설치하고 24시간 비상 상황 체제에 들어갔다.

이날 오후에는 도와 시·군, 축산단체 관계자 등이 모인 긴급 방역대책회의를 열어 발생 상황을 전파하는 한편 현장 소독과 방역 점검 사항을 논의했다.

전국에서 돼지 사육 두수가 가장 많은 홍성군 관계자는 "ASF는 구제역과 달리 백신도 없어 발생하면 인근 500m 안에 사육 중인 돼지는 모두 살처분해야 한다"며 "군 내 모든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바이러스 항원 검사를 하는 한편 소독 등 차단 방역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돼지 흑사병'으로 불리기도 하는 ASF는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지만 돼지는 한번 감염되면 폐사하는 치명적인 병이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 약이 개발되지 않았다.

한편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이날 "앞으로 일주일이 고비"라며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또 일각에서 우려가 제기되는 돼지고기 가격에는 현재까지는 별다른 영향이 없는 만큼, 앞으로 확신 방지 여부에 따라 수급이 좌우되리라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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