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12월 넷째 주

▲ 충청일보 1969년 12월 23일자 1면.

[충청일보 신홍균기자] 1969년 12월 넷째 주에는 박정희 대통령의 이른바 '3선 개헌'이 72회 정기국회에서 처리됐다. 그 해의 크리스마스도 현재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조용히 지나갔으나 지금의 성탄절이 주로 경기 침체 때문에 그랬다면 당시는 정부 주도의 캠페인으로 인해 분위기가 주도됐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1969년 12월 23일

'새해 豫算案 通過(예산안 통과)' 제하의 기사가 1면 머리에 올라있다.

부제가 '野不參(야불참) 議會史上(의회사상) 類例(유례)없이'이며 '國會(국회)는 21일 本會議(본회의)에서 4千(천)3百(백)27億(억)원 규모의 70年度(년도) 예산안을 通過(통과)시켰다. 本會議(본회의)는 21일 對政府(대정부)질의에 이어 金周仁(김주인)·李元雨(이원우) 議員(의원)의 대체토론으로 예산안 審議(심의)를 終決(종결) 政府原案(정부원안)보다 16億(억)1千(천)5百萬(백만)원 을 삭감한 예결위원회 수정안대로 통과시켰다. 이로써 70년도 예산은 議會史上(의회사상) 유례없이 始終(시종) 야당이 심의를 拒否(거부)한 가운데 共和黨(공화당)과 政友會(정우회) 만으로 審議(심의)를 强行(강행)해 法定(법정)통과기일인 12月(월)2日(일)을 20日(일) 넘기고 成立(성립)되었다'는 내용이다.

'地方版(지방판)'인 2면에서는 '크리스머스(오자로 보임) 카드를 强賣(강매)'라는 대전 발 기사가 눈에 띈다.

'학년말을 앞둔 요즘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크리스마스·카드」를 강매하고 있어 학부형들로부터 원성이 높다. 당국에서는 성탄정 조용히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나 대전동산중학교에서는 전교생에게 「크리스마스·카드」 5매조에 1백원씩에 강매하고 있어 영세학부형들의 호주머니를 털고 있다'는 설명이다.

3면 머리는 지역의 지하수를 개발한다는 내용의 '가뭄없는 農土開發(농토개발)'이다.

'해마다 농번기만 되면 홍역을 앓듯이 겪어온 「가뭄」으로의 피해를 막아 명실공히 「가뭄을 모르는 농촌」으로 이끌어올리기 위해 총력을 경주해온 충북도당국은 오는 70연도에도 계속사업으로 농업용수개발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1969년 12월 24일

이날의 1면 머리는 '72回(회) 定期國會(정기국회) 閉會(폐회)' 제하의 기사다.

'제72회 정기國會(국회)는 共和黨(공화당)과 정우회만의 與黨(여당) 일변도로 朴正熙大統領(박정희대통령)의 三選(삼선)을 위한 憲法改正案(헌법개정안)을 비롯한 81개 안건을 처리하고 회기 6일을 남겨둔채 23일 閉會(폐회)했다'는 내용이다.

이른바 '3선개헌'으로 불리는 당시 헌법개정은 박 대통령의 3선을 목적으로 추진됐던 6차 개헌이다.

대통령의 3선 연임을 허용하고 대통령 탄핵소추결의의 요건을 강화하는 한편, 국회의원의 행정부 장 ·차관 겸직 허용 등이 주요 내용이다.

이를 통과시키기 위해 정부·여당은 야당인 신민당 의원 3명을 포섭, 모두 122명의 개헌 지지선을 확보하고 대한반공연맹 ·대한재향군인회 등 50여 개의 사회단체들을 동원해 개헌 지지 성명을 발표하게 하는 등 갖은 방법을 동원했다.

3면 머리에는 '乘客(승객) 17名(명) 重輕傷(중경상)' 기사가 올라있다.

'22일 오후 2시경 淸原(청원)군 낭성면 추정리 앞 머구리 고개 국도상에서 서울경일여객소속 경기영5~12228호 급행버스가 앞에 정차해있는 버스를 추월 피해가려다 오른쪽 뒤바퀴가 언덕밀으로 빠지는 바람에 5M의 언덕낭떠러지로 글러떨어저 버스가 전파되었다'는 설명이다.
 
△1969년 12월 25일

'與·野(여·야) 總務(총무) 幕後(막후)접촉'이 1면 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내용은 '共和黨(공화당) 金(김)택수 院內(원내)총무는 24日(일) 上午(상오) 늦어도 來年(내년) 2月(월) 中旬(중순)까지 野黨(야당)이 國會(국회)에 등원하여 正常化(정상화)된 第(제)73回(회)임시國會(국회)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이다.

3면 머리는 '조용한 「메리X마스」' 제하의 기사다.

'「메리·크리스마스」 포근한 날씨 속에 축북받은 성탄전야는 차분히 무르익었다.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크리스마스는 이웃과 함께』라는 「스로건」을 내건 정부당국과 사회단체의 계몽운동이 주효했던지 淸州(청주)의 이브는 작년보다 더 조용하고 거룩한 밤이였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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