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심리 안정 찾은 '만득이' 2차 조사
가혹행위·폭행 등 수사상 이유 언급 회피

[충청일보 신정훈기자] 19년 동안 축사에서 강제노역한 K씨(47)에 대한 2차 조사가 19일 이뤄졌다. 청주청원경찰서는 이날 심리적 안정을 되찾은 K씨에 대한 2차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K씨의 자택에서 장애인 수사전담관, 피해자지원협회, 후견인, 가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그 동안의 피해에 대한 조사가 진행됐다.

이날 조사에서는 경찰이 축사 내 설치된 도난방지용 CCTV에서 확인하지 못한 가혹행위 및 폭행 등이 있었는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경찰조사에서 K씨는 19년 동안의 아픈 기억을 차분히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K씨는  "소똥도 치우기 싫고 다시는 축사에 가기 싫다"고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A씨 부부의 가혹행위 및 폭행 부분에 대해서 경찰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천안에서 오창으로 오게 된 경위와 인신매매 부분에 대해서도 수사상의 이유로 언급을 회피했다.

경찰은 20일 피해자의 다리에 남아 있던 상처에 대한 의사의 전문 소견을 의뢰할 방침이다. 또 농장 부부에 대한 조사는 보강조사가 이뤄진 뒤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K씨의 진술은 전문가들이 동참한 가운데 이뤄졌으며 이 또한 매우 신빙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아직은 진술 내용 및 수사결과를 밝힐 수 없지만, 다방면에 걸쳐 꼼꼼한 수사를 통해 잘잘못을 명백히 밝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K씨는 1997년 천안 양돈농장에서 일하다 소 중개인의 손에 끌려 A씨의 농장으로 온 뒤 19년 동안 쪽방 생활을 하면서 소 50∼100여 마리를 관리하는 강제노역을 했다. 그는 지난 1일 밤 축사를 뛰쳐나왔다가 경찰에 발견돼 얼마 전 19년 동안 헤어져 지낸 어머니(77)와 누나(51)를 극적으로 만났다. 한때 심리적 불안상태를 보였던 K씨는 가족을 만난 뒤 점차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 인권지원과 관계자들은 K씨의 법률자문과 지원을 약속했고, 청주시는 K씨 가족에게 3개월 치 생계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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