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고향인 충주·음성 환영행사 참석
지역 정치인들도 대거 찾는 등 열렬한 환호
본가 방문해 母 신현순 여사에 큰절 '눈길'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4일 충북 충주체육관에서 열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귀국 충주시민 환영대회'에서 한 시민과 사진을 찍고 있다(왼쪽).이날 고향인 음성군 환영행사도 참석한 반 총장이 반기문 평화랜드에서 열린 음성군민인사회를 마친 뒤 행사장을 나서고 있다. /권보람기자

[음성·충주=충청일보 김록현·이현기자]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4일 고향인 충북 음성에 금의환향했다. <관련기사 2면>

반 전 총장은 이날 음성군 원남면 행치재 마을에 도착, 선친의 묘소를 찾은 뒤 반기문 평화랜드에서 열린 음성군민들의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반 전총장의 고향방문에는 이시종 충북지사, 이필용 음성군수, 경대수 국회의원(새누리당, 증평·진천·음성), 윤창규 음성군의장, 이언구(충주)·최병윤(음성) 충북도의원, 송태영 새누리당 충북도당위원장을 비롯해  지역 정치인들이 행사장을 찾았다.

반 전 총장은 "고향에 오니 마음이 녹고 지난 10년 동안 쌓인 피로가 싹 가신다"면서 "제가 태어나고 나중에 묻힐 곳, 역시 고향이 제일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 10년간 열심히 대한민국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게끔 열심히 노력해 왔다"며 "우리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마라톤을 100m 달리기 하듯 열심히 달려왔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한반도는 아직도 준전시사태로 전직 유엔사무총장으로 10년간 배우고, 느끼고 모든 것들을 공유해 모든 인권이 존중하는 세상을 만들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시종 지사는 "반 전 총장은 군민과 도민에게 꿈과 희망을 줬다"며 "외국에 나가 외국인들에게 인사할 때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고향 도지사라고 인사하면 반갑게 반겨주고 협상도 잘됐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반 전 총장은 지난 10년 동안 지구 104바퀴, 3만4000개 일정을 소화하는 초인간적 활동을 펼친 분"이라며 "반 전 총장은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줬다"고 평가했다.
 이 군수는 "10년 간 일류평화를 위해 노력하신 반 전 총장께 그동안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며 "반 전 총장은 음성군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었다"고 밝혔다.

경 의원은 "지금 대한민국은 미중에 국정혼란이 지속되고 있다"며 "국가안보와 경제 등 모든 분야가 중대하고 심각한 위기로 반 전 총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때 "라고 밝혔다.

이어 반 전 총장은 음성 꽃동네로 자리를 옮겨 노인전문요양원인 부활의 집과 어린아이들이 있는 천사의 집을 방문해 장애인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또한 반 전 총장은 음성군 맹동면 조류인플루엔자(AI) 거점 소독소에 들러 방역 관계자들을 격려한 뒤 AI 차단을 위해 직접 차량에 소독을 실시했다.

반 전 총장은 음성 방문을 마친 뒤 본가가 있는 충주로 이동해 호암동에 사는 어머니 신현순 여사(97)와 가족, 친지들을 만났다.

신 여사는 고령에도 비교적 정정한 모습으로 10년 만에 귀국한 아들 내외를 반갑게 맞이했다.

반 전 총장 내외는 큰절을 올리고 "유엔 사무총장직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다. 10년 동안 떨어져 있어 자식의 도리를 다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계속 옆에 있으면서 효도하겠다"며 어머니의 손을 꼭 잡았다.

신 여사는 "딸(반 전 총장 여동생)이 아들 오기 전엔 죽으면 안 된다고 해서 잘 먹고 잘 있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반 전 총장은 충주체육관에서 그의 귀국을 축하하기 위해 열린 충주시민 환영대회에 참석했다.
 대회장을 빼곡히 메운 3000여 명의 환영 인파는 반 전 총장이 입장하자 일제히 일어서 '반기문'을 연호하고 태극기를 흔들며 뜨거운 환호를 보냈다.

주최측은 선거법 위반 논란을 의식한 듯 행사 시작 전부터 연호 자제 등을 요청했지만, 반 전 총장의 유엔활동 영상 상영과 환영인사, 답사 등으로 이어진 행사 내내 열렬한 환호가 이어졌다.

반 전 총장은 "유엔의 아들로 갔다가 10년 만에 다시 충주의 아들로 돌아왔다"며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스럽다. 21만 충주시민 여러분의 따뜻한 환영에 감사드린다"고 귀국인사를 했다.

이어 "지금은 세상이 좁아져 충주나 대한민국이란 지역적 개념과 국경의 의미가 없어지고 모두가 지구촌의 한 가족"이라며 "좀 더 멀리 혜안을 갖고 글로벌 시민으로서 활동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며 국제적 시각을 강조했다.

충주 출신 주요 인사들은 환영사에 나서 반 전 총장의 유엔 활동을 높이 평가하면서 앞으로의 역할에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새누리당 이종배 국회의원은 "반 전 총장이 국제적 경험과 인맥, 능력을 바탕으로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을 일류 국가로 세우고, 실의에 빠진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큰 역할을 해 줄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중학교에 특강을 했을 때 학생들이 '세계평화와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일하시는 분이라 존경한다'고 하더라"며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 희망과 용기를 갖고 참석했다"고 말했다.

이언구 전 충북도의장은 "중원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힘과 용기가 솟아나기를 기원하자"며 만세삼창을 유도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충주에서 환영대회를 마친 뒤, 괴산군 장연면의 장모 묘소를 찾아 성묘한 뒤 상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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