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 성적표 저조
텃밭서 민주당에 열세
내년 지선 영향에 '주목'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5·9 장미대선에 패배한 자유한국당 충북권 국회의원들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충북지역 대선 결과에 따르면, 총 유효투표수 97만559표 중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38.6%(37만4806표), 한국당 홍준표 후보 26.3%(25만5500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21.8%(21만1454표)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대선 결과는 각 당 후보의 책임이 가장 크고, 중앙당의 선거 지원도 중요하지만 각 지역구에서 유세활동을 벌인 현역 국회의원들의 역량도 판가름하는 잣대가 된다.

충북의 경우 민주당 국회의원 3명의 지역구는 충북 전체 평균을 상회하는 득표율로 한국당에 압승한 반면 한국당 국회의원 5명 중 3명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민주당에 뒤져 체면을  구겼다.

한국당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인 정우택 의원은 선대위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전국을 누비며 유세활동을 펼쳤지만 정작 본인 지역구인 청주 상당구에서는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상당구에서 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득표율은 25.6%(2만7106표)로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40.0%(소수점 둘째 자리에서 반올림, 4만2308표)보다 무려 14.4%p 뒤졌다. 이는 홍 후보의 충북 전체 득표율(26.3%)에도 못 미치는 초라한 실적이다.

재선의 경대수 의원 역시 증평·진천·음성군에서 홍 후보가 26.1%(3만1053표)의 득표율에 그치며 민주당 문 후보의 37.5%(4만4676표)보다 11.4%p 뒤져 노력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재선의 이종배 의원도 지역구인 충주에서 홍 후보가 30.4%(3만8532표)를 얻는데 그쳐, 문 후보의 34.4%(4만3551표)에 4%p차로 졌다.

송태영 한국당 충북도당 위원장은 "한국당 충북 국회의원들이 위기의식을 갖고 열심히 유세활동을 펼쳤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실망한 민심이 선거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며 "민심의 큰 변화에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고 토로했다.

당초 이들 지역은 보수세가 강했던 곳이었지만, 이번 대선을 통해 지역 유권자의 성향이 '진보'로 돌아선 것으로 해석되며 내년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반면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경우 변재일 의원은 지역구인 청원구에서 문 후보가 44.0%의 득표율로 충북 최대 성적을 거뒀고, 도종환 의원은 흥덕구에서, 오제세 의원은 서원구에서 문 후보가 각각 43.5%, 42.0%의 득표율을 기록해 20% 초반대의 득표율에 머문 홍 후보를 배 이상 차이로 따돌렸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지역 대선 결과가 100% 지역 국회의원에게 책임이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선이기 전에 '자기 선거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지역 국회의원의 역량이 반영되는 게 현실"이라며 "민주당보다 득표율이 저조한 한국당 국회의원의 경우 마음이 편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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