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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초임 학교장으로 재직했던 학교의 아이들이 지금도 생생하다. 전교생이 하교한 여름 햇살 따가운 어느 날 오후였다. 더위를 참지 못 한 저학년 여자 아이들 세 명이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웅덩이로 달려갔다. 깊은 물 속 바닥에 있는 이끼 낀 작은 바위를 밟는 순간 갑자기 물 가운데로 미끄러지면서 세 아이들은 웅덩이에 빠졌다. -인간띠로 생명 구한 아이들 그 때 멀리서 다섯 명의 남자 아이들이 현장으로 달려왔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운 대로 인간 띠를 만든 후 두 명을 구해냈다. 마지막 한 친구는 수심이 깊은 한복판에 있어 인간 띠
세상을보며
장병학
2014.02.1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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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순식간에 지난 일이 돌아보면 기적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2009년 말 파리에 갔다가 훌쩍 떼제에 가던 날이 그렇다. 아무 정보도 없던 터라 지베르 서점에서 어렵사리 찾은 떼제공동체 연락처로 교통편을 묻고 숙박도 된다는 말에 반갑게 리옹 역에서 마꽁-로셰 막차 TGV표를 끊었다. 그런데 하필 폭설로 연착돼 난민처럼 추위에 웅크리고 기다리다 겨우 열차를 탔다. 내 맞은편에 앉은 예쁜 빨간머리 여학생과 말없이 눈짓으로 미소를 나눴다. 마꽁-로셰역은 허허벌판에 역사만 덩그러니 있고 주변에 마을은커녕 건물 하나
세상을보며
황혜영
2014.02.0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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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끝자락에 와 있는 느낌이다. 혹자는 아직 겨울이 한창인데 무슨 생뚱맞게 끝자락이냐고 타박(打撲)할 수도 있겠다. 절기상으로 며칠 전 대한(大寒·1월 20일)이 지났으니, 아직 겨울이 계속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여러분에게 타박을 들어도 어쩔 수 없지만 내가 일하는 성덕원은 이미 생동감 넘치는 봄의 일상을 보내고 있으니, 겨울이 물러가고 봄이 왔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특히, 한화 L&C 세종사업장과 협약을 통해 '함께 바로서기 프로젝트'로 실시했던 '행복한 삶을 꿈꾸는 무지개' 사업의 하나인 '봄꽃 화분심기 프로그램
세상을보며
민병석
2014.01.28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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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6월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선거제도 개선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교육감 선거제도의 문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유권자들의 관심이 적다. 현장을 돌아보면 유권자들은 기초자치단체장이나 시·도지사 선거에는 관심이 많지만 교육감 선거는 별로다. 교육감 선거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사람들은 교감 및 교장 승진대상자, 교장 급, 교육 행정직 등이라고 볼 수 있다. 교육감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자신의 신상이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교육계 인사들이 선거 때마다 유력 후보에게 줄을 대는 이유다. 선거가 끝나
세상을보며
홍득표
2014.01.27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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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전북 고창의 한 오리농장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에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03년 4월 국내에서 처음 조류독감이 발생한 이후 이번까지 벌써 5번째이며 2011년 5월 이후 32개월 만에 또 발생됐다. 조류독감은 조류에서만 발생하는 전염성 바이러스 감염이며 닭·오리·칠면조 등 각종 가금류 또는 야생조류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을 말한다. 가축의 바이러스성 질병 사를 보면 2003년 국내 처음 발생한 조류독감은 가금류 500만 마리, 2007년 겨울 두 번째 발생했을 때는 280만 마리,
세상을보며
윤명혁
2014.01.27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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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12월 5일 국회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을 통과시켰다. 6월 4일 치러지는 지방선거의 기초단체장과 의원의 정당공천제 폐지와 불합리한 교육감 선거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기 위함이며 활동시한을 이달 말까지로 정했다. 하지만 수차례 전체회의와 소위를 열고 공청회 등을 개최했으나 여야 간 이견이 너무 커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급기야 안철수 의원은 정책특위 즉각 해산을 촉구하기에 이르렀으며, 활동시한을 2월까지 연장하는 문제가 논의되고 있다. 다시 한 번 여야의 정치력 부재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 공약을 파기하려는
세상을보며
홍득표
2014.01.21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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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유아교육 선진화 정책(1)에서 논한 미진했던 유아교육 정책의 선진화 방안을 마련, 추진하고 있다. 이는 선진화 추진계획과 5세 누리과정 안착 및 3∼4세 누리과정 확대 도입 준비로 요약할 수 있다. 유아교육 선진화의 추진 목적은 학부모의 유아학비 부담 경감과, 선진 유아교육 제도 구축을 통한 질 높은 유아교육 서비스 제공에 있다. -선진화 추진 및 지원 교육부는 만 5세 유아 대상 교육·보육과정을 지난해 3월 누리 과정으로 통합 운영하고 있어 취학 전 유아학습 격차 등 최소화에 노력한다. 5세 누리과정과 같이 유치원과 어린이
세상을보며
장병학
2014.01.1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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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 계룡로 59번 골목길에 유성온천공원이 있다. 이 골목을 지나봤어도 대부분은 "거기 공원 있을 데가 없는데?"하고 의아해할지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입구가 보통 대문만한데다 도무지 봐도 건물들에 둘러싸인 막다른 골목 정도밖에 안 되는 터라 이름을 보지 않고서는 공원인지 알아차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1년 가까이 담 옆에 살면서도 최근에야 이 공원을 알게 됐다. 우연히 공원 문에 적힌 '유성온천공원'을 보게 된 것은 몇 달 된 것 같다. 그때는 척 봐도 산책할 정도의 공원일 리가 없다 싶어 굳이 들어가 보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세상을보며
황혜영
2014.01.07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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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병설유치원 원감, 원장, 장학사, 장학관까지 거치면서 유아교육 중요성을 잘 알고,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다. 그러기에 이번 도의회 본회의장에서 내년 설립할 진천단설유치원 예산이 통과될 수 있도록 의원들을 설득, 교육위원회 무기명 투표에서 6대 1로 통과됐으나 예결위원회에서 삭감시켰다. 이에 필자는 본회의장에서 수정동의를 요청했다. 본회의 정회 후 전체 의원들과 찬반 논의를 거치면서 필자는 삭감 예산 78억원을 부활시키려고 어렵게 12명 의원들의 서명을 받아 의장에게 제출했다. 이어 무기명으로 진행된 찬반 투표 결과 7표 차인
세상을보며
장병학
2013.12.1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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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늘고 길게 살래, 굵고 짧게 살래?", 굵고 길게 살겠다하면 그만일 텐데 이런 딜레마 같은 질문 앞에 그래도 고심을 하게 되는 것을 보면, 상식적으로 생각해볼 때 보통 한 인생이 발휘할 수 있는 열정이 어느 정도 한정되어 있을 것 같기 때문인가 보다. 그래도 드물게는 남들보다 훨씬 더 강렬하거나 혹은 더 오래, 더 많은 열정을 발휘하는 삶도 있는 것 같다. 누보로망 작가로 알려져 있는 프랑스 작가 나탈리 사로트(1900-1999)는 오래도록 열정을 살아온 삶의 한 예라고 할 수 있다. 수명이 점점 길어지고 있는 지금도 백 살 동
세상을보며
황혜영
2013.12.10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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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보내며 우리가 주로 언급하는 한자성어 중 하나가 다사다난(多事多難)일 것이다. 내게 2013년은 다사다난했던 동시에 다사다락(多事多樂)했다. 다사다락의 경우 내 자의적인 조합에 의해 만들어진 단어겠지 하고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제법 활용이 되고 있었다. 나와 같은 속내를 갖고 있는 분들이 주변에도 제법 있구나하는 생각과 더불어 언급하고 보니 이즈음에 내 속내를 가장 잘 대변해주는 말 같아 흐뭇했다. 두 단어의 공통점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는 것일 텐데, 2013년이 한 달도 못되게 남은 시점에서 올 한해를 돌이켜보니 내게
세상을보며
민병석
2013.12.0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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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교육감선거를 앞두고 교육계의 아무개는 누구에게 줄을 서고 벌써 선거운동에 나서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마침 도교육청 행정사무감사에서 어느 교육의원이 일부 교장이나 교육장이 특정인의 선거를 지원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설마 했는데 사실인 것 같다. 선거가 본격화되면 분명 일부 교육계 인사들의 줄서기와 선거개입이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는데 조기에 공론화되어 다행스럽다. 만약 사실이라면 묵과할 수 없다. 지난 대선 때 국정원 여직원의 댓글문제로 대통령 사퇴를 들먹이는 상황까지 생겼다. 우리나라는 민주화의 공고
세상을보며
홍득표
2013.11.26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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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사문학의 선구자인 송강 정철 선생(1536~1593)은 1580년 강원도 관찰사로 등용, 3년 동안 강원·전라·함경도 관찰사를 지내면서 이 땅에 많은 문학작품을 남겼다. 특히 '관동별곡'과 시조 '훈민가' 16수를 지어 백성들의 교화에 노력했다. 그 후 선생은 1585년 관직을 떠나 고향에 돌아가 줄곧 문학작품 생활을 하셨는데 이 때 '사미인곡(思美人曲)'·'속미인곡(續美人曲)' 등 많은 가사와 단가를 지으셨다. 송강 선생은 우리나라 가사문학의 대가로서 고산 윤선도와 함께 쌍벽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한국가사문학관이 있는 정송강
세상을보며
장병학
2013.11.19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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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TV를 켜는데 마침 영화 '파파로티'의 마지막에 주인공이 '행복을 주는 사람'을 부르는 장면이 나왔다. 노래와 함께 영화가 끝나버려 영화 내용은 전혀 모르지만 노래가 머릿속에 맴돌고 아는 부분을 자꾸 흥얼거리게 되어 유튜브에서 그 장면을 찾아보았다. 부드러우면서도 시원한 테너 목소리로 행복을 주는 노래를 들으니 지쳐 있던 마음에 힘이 나고 기분도 밝아지는 것 같았다. 이 노래가 주는 행복감에 한참 머물고 싶어 계속 반복해서 듣다 보니 배우가 이 노래를 직접 부르는지, 어떤 내용 뒤에 이 노래가 나오게 되는지 영화가 궁금해졌
세상을보며
황혜영
2013.11.12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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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성덕원은 겨울 맞을 채비로 분주하다. 1일부터 퇴근 시간이 조정돼 오후 5시면 직원들이 자신의 업무를 마무리하고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이에 따라 생활인들의 저녁 식사도 조금 이른 듯하지만 5시에 이뤄지고 있다. 우리 원이 행정구역상 청주시 월오동에 있지만 청주시 낙가산과 것대산 활공장 근처에 자리 잡고 있어 오후 5시 무렵이면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고 이내 칠흑같이 어두워지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봄, 여름, 가을보다 1시간씩 앞당겨져 일과를 마무리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이처럼 우리 원 가족들은 겨울을 청주
세상을보며
민병석
2013.11.11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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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는 옳음(the right)을, 아리스토텔레스는 좋음(the good)을 강조했다. 옳다는 것은 바른 것을 의미하며 이성을 근거로 승인될 수 있는 원리라고 볼 수 있다. 롤스의 정의론도 옳은 것과 관련이 있다. 좋은 것은 즐겁고 기쁘고 살맛 나는 것을 의미하며, 행복과 관련이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행복을 추구한다고 하면서 좋음을 강조하였다. 옳은 것과 좋은 것의 경중을 따지기 곤란하다. 어느 가치가 더 소중하다고 일반화하기 어렵다. 두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사람이 살다보면 '옳음'과 '좋음' 중 하나
세상을보며
홍득표
2013.10.29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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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한마당 축제인 '2013 청원생명축제가 지난 6일 막을 내렸다. 10일간 열린 축제는 전국에서 몇 개 안된다. 그 중 청원생명축제는 내용·관람객(47만명)·친환경 농축산물 판매(41억원) 등에서 전국 최고의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2014년 7월 1일 청주시와 통합을 앞두고 청원군에서 마지막으로 열린 행사이기에 청주시민들이 대거 참여한 뜻깊고 의미 있는 행사였다. -장사진 이룬 축제장 개장 첫 날 새끼줄에 고추, 도라지, 가지, 벼 등 농산물이 엮인 테이프 커팅도 특이했다. 친환경 상설 농·축산물 판매장에는 야생화, 다육식물들
세상을보며
장병학
2013.10.22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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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텔레비전에서 우연히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오닐의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우리나라에 잘 알려져 있었는데 나는 작년 한 다큐멘터리에 대한 소개에서 그의 이름을 들어봤지만 막상 다큐멘터리도 보지 못했고 그에 대해 따로 접한 적이 없다가 이번 방송에서 그를 처음 알게 되었다. 인터뷰를 보다 궁금해져 그에 관한 기사와 동영상들을 찾아보니 그의 어머니는 한국 전쟁 고아로 어릴 때 병을 앓아 지적장애인이 되었는데 아일랜드계 미국인 오닐씨 부부가 그녀를 입양해 키웠으며 그의 아버지도 청소년 때 오토바이 사고로 머리를 다
세상을보며
황혜영
2013.10.1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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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후기 학자 조재삼(趙在三)이 편찬한 유서(類書)인 송남잡지(松南雜識)에 '근묵자흑(近墨者黑), 근주자적(近朱者赤)'이란 말이 있다. '먹을 가까이 하면 검어지고, 인주를 가까이 하면 붉어진다'는 의미다. 순자(荀子) 권학(勸學) 편에 '마중지봉(麻中之蓬)'이란 말도 있다. '구부러진 쑥도 삼밭에서는 곧게 자란다'는 의미다. 이와 비슷한 뜻으로 제나라 경공(景公) 때 재상 안자(安子)가 한 '강남의 귤을 강북에 심으면 탱자가 된다'는 '귤화위지(橘化爲枳)'란 말도 있다. 모두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사람이 어떤 환경에서 자라
세상을보며
홍득표
2013.10.01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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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을 보내고 쪽빛 나는 초가을, 어렵고 험난한 교직의 부름을 받아 넓은 교육세상으로 뻗어가려는 새내기 선생님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는 행사이기에 더욱 빛이 났다. 지난 11일 충주교육지원청이 올 3월 이후 발령된 관내 초임교사들을 '교직 소명 축하식'을 열었다. -교사, 변화하는 희망의 신 '산을 바라보는 사람은 아름답습니다. 바다를 바라보는 사람은 아름답습니다. 지그시 따뜻한 눈으로 사람을 바라보는 사람은 아름답습니다'라는 식장 안 벽에 걸린 고은 시인의 서정시가 마음에 닿았다. 옆에는 조벽 교수의 '교사는
세상을보며
장병학
2013.09.24 18: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