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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찬인 수필가·전 충청북도의회사무처장] 얼마 전 서울에 사는 딸아이와 사위가 다녀갔다. 그러고 보니 결혼한 지 꼭 2년이 되었다. 둘이 금슬도 좋고 맞벌이를 하며 열심히 살고 있어 늘 고맙기만 하다. 그런데 가끔 친구들이 카톡에 손주와 놀고 있는 모습을 올릴 때면 우리 딸과 사위는 언제 손주 보게 해주려나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리고 다음에 집에 오면 한번 물어볼까 하다가 스스로 고개를 젓고는 한다. 자신들이 더 많이 고민할 텐데 괜스레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것이다. 얼마 전 통계청에서 발표한 우리나라 장래 인구 예측을
신찬인칼럼
충청일보
2017.11.0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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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전 단양교육지원청 교육장·시인] 두어 달 전부터 자주 자전거에 조용히 앉아 있기를 힘들어했다. 성인용 자전거 안장 앞에 유아용 안장을 얹어 손녀를 앉힌 후 자전거 드라이브를 시켜주고 있는 중이다. 하루에 2시간 정도는 태워 주는데 복잡한 도심지의 이곳저곳을 아주 효과적으로 구경할 수 있어서 매우 좋아하였다. 조금 떨어진 교외까지 가며 자연을 체험할 때는 그 작은 눈을 초롱초롱 빛내며 신기해하였다. 그렇게 하기를 1년여, 이제 두 돌이 되어가면서 특이한 언행이 생겨났다. 우선 자전거에 앉아 있는 시간이 줄었다. 자꾸 내려서
이진영칼럼
충청일보
2017.11.0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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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유난히도 무덥던 여름이었는데 일교차가 심해지고 아침과 저녁으로는 서늘한 바람이 옷깃 안으로 스며들고 계절의 변화 속에 지난 세월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총무처에 임용후보 등록을 했으나 군복무관계로 69년에 36개월 만기 전역 후에 중앙부처에 발령을 받은 후 네 차례나 사표를 내고 법학을 전공하여 검정으로 얻은 준교사 자격증을 들고 31세에 늦게 출발한 교직이었지만 충주시 가금중학교를 시작으로 충주중, 청주고, 청주여고를 거치며 오직 교육에만 몰두할 수 있는 교육환경으로 보람 있는 생활이었는데 최
김재영칼럼
충청일보
2017.10.2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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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전 단양교육지원청 교육장·시인] 흰쌀밥을 지어서 두 개의 그릇에 나누어 담고 뚜껑을 닫아 나란히 놓은 뒤 며칠 동안 한쪽엔 '사랑한다, 고맙다' 등의 말을 들려주고 다른 쪽엔 '짜증나, 미워' 등의 말을 들려주었더니, 전자에는 구수한 곰팡이가 피었는데 후자에는 시커멓고 악취 나는 곰팡이가 피었다는 실험 결과가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밥뿐만이 아니라 물의 결정체가 말에 따라 다르게 형성되며 동식물도 좋은 음악이나 칭찬의 말을 들려주면 더 잘 자란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초
이진영칼럼
충청일보
2017.10.25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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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최근 들어 경제적으로 어려운데 자녀를 교육시키고 있는 가정에서는 사교육비(私敎育費)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소연들이고, 일반계 고교에서는 밤늦게까지 불야성을 이룬 채 입시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극심한 대학입시 경쟁 속에 인성교육(人性敎育)이 뒷전으로 몰리게 되는 게 현실이다. 이제 어려워도 인성교육에 눈을 돌리고 더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 논어(論語)에 "군자 화이부동(君子 和而不同) 소인 동이불화(小人 同而不和)", 군자는 화합하되 부화뇌동(附和雷同)하지 않고, 소인은 부화뇌동하
김재영칼럼
충청일보
2017.10.2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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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청주고 교장으로 재직할 때였다. 교장실에 걸린 역대 교장선생님들의 사진을 바라보니 불현듯 1958년 청주고에 입학했던 때가 떠올랐다. 명문대학을 갓 졸업한 선생님들의 모습과 함께 연로하신 세 분의 선생님의 모습이 눈을 끌었다. 젊은 선생님들에게서는 정열적인 모습을 발견하고 연세 지긋하신 노스승님께서는 경륜 속에 배어있는 스승님의 모습 속에서 저절로 존경하고 따르는 마음이 생겨났다. 지금까지도 그 시절에 졸업한 학생들은 교장, 교감을 지내신 스승님보다 세 분의 말씀이 화제가 되곤 한다. 교원정년이
김재영칼럼
충청일보
2017.10.1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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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최근 들어 청소년 범죄가 증가하고 횡포화되어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청소년은 미래의 주인공이며 청소년기는 인생의 황금기이면서, 또한 좌절과 방황하기도 하는 시기이다. 청소년기를 어떻게 보내는가에 따라서 한 사람의 미래가 결정된다. 독서상우(讀書尙友), "책을 통해서 현인(賢人)들과 만남"을 의미한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젊은날 한니발 장군의 전기를 읽고 감명 받아 훗날 미국의 육군사관학교인 웨스트포인트에 입학하여 군인의 길을 걸어 원수에까지 오르게 되었다. 채근담(菜根譚)에 "책을 읽으면
김재영칼럼
충청일보
2017.10.1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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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전 단양교육지원청 교육장·시인] 요즘 엄마들은 참 바쁘다. 아니 바쁘려고 엄청나게 노력한다. 살림을 도맡아 하는 전업주부를 뛰어넘어 자녀의 모든 것을 다 해결해 주는 전문주부의 역할을 스스로 감당하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다.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의식주를 철저히 통제하며 어린이집부터 시작되는 교육은 물론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에서도 엄마는 거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심지어 대학에서 학점 신청하는 것까지 대신하고 결혼대상자 선정과 같이 중요하다 싶은 일은 독단적으로 판단하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아버지는 철저히 배제되
이진영칼럼
충청일보
2017.10.1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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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찬인 수필가·전 충청북도의회사무처장] 유럽에 갔을 때의 일이다. 아침 일찍 서둘러 관광버스를 타고 길을 나섰는데 시내를 벗어날 무렵 경찰관들이 차를 세우고 검문을 한다. 처음에는 금방 끝나겠지 했는데, 경찰관과 관광버스 운전기사의 옥신각신 하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았다. 가이드의 말에 의하면 차량운행기록장치인 타코메타를 점검하고 있다고 한다. 타코메타는 비행기의 블랙박스처럼 차량의 운행 속도와 거리, 시간 등이 기록된 메모리카드란다. 유럽에서는 운전기사의 졸음방지와 안전운행을 위해 2시간 운행하면 15분, 4시간 운행하면 30분을
신찬인칼럼
충청일보
2017.09.2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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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최근 들어 대화 과정에서 시비(是非)가 생겨 폭행 사건이 발생하고 때로는 살인으로 이어지는 불행한 일이 발생하기도 하여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 가정에서는 가족들과 대화로 하루가 시작되고, 이웃 간에도 대화로 모든 문제를 풀어가며, 국가 간에도 얽긴 문제들을 대화로 풀어 가야한다. 대학(大學)은 1753자(字)밖에 안 되는 소책자이지만 수신(修身), 제가(齊家), 치국(治國), 평천하(平天下)의 길을 안내하고 있다. 최근 사회지도층 급 인사들을 보면 자기수양(修身)도 못하고
김재영칼럼
충청일보
2017.09.2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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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세월의 흐름을 채근담(菜根譚)에 부싯돌불빛(石火光中)같다고, 모교인 청주고에서 5년을 담임으로 가르치고, 다시 교장으로 부임하여 교정에 교비(校碑)로 웅비(雄碑)石을 세운 후 정년퇴직을 한지 13년째를 맞게 된다. 출람지예(出藍之譽)를 보람으로 교직에 몸담아 학불염교불권(學不厭敎不倦)의 마음가짐으로 인사(人師)가 되겠노라며 제자들과 기쁨과 괴로움을 함께하며 인성교육과 정신교육에 힘쓰며, 교사, 연구직, 장학직, 교감, 교장으로 보낸 세월이 32년 6개월이었다. 단재교육연수원에 교육연구사로 근무한
김재영칼럼
충청일보
2017.09.21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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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전 단양교육지원청 교육장·시인] 맹자는 군자3락에서 제1이 부모의 생존과 형제의 무고이고, 제2는 하늘과 사람에게 부끄러움이 없음이며 제3은 천하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것이라고 했다. 부모의 생존과 형제의 무고는 인위적으로 할 수 없으니 다분히 운명적일 것 같고, 하늘과 사람에게 부끄러움이 없이 산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 없이는 닿기 어려운 경지의 삶이므로 언감생심 쳐다보기 힘든 일이며, 천하영재를 얻어 가르치는 일은 우선 학문이 영재를 가르칠 만한 수준에 도달해야 하므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돌아가시기 전 15년
이진영칼럼
충청일보
2017.09.12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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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9월에 접어드니 내 마음은 수구초심(首丘初心), 그리운 고향 언덕으로 달려간다.?내 고향은 충북선 보천역이 자리한 음성군 원남면 보천리, 마을 앞에는 작은 동산이 자리하고, 동산 옆으로는 충북선이 지나며 저 멀리에는 백마산이 수호신처럼 우리를 감싸 안고 있다. 정월 대보름이면 동산에 올라 떠오르는 보름달을 바라보고 저마다 소원을 빌며 한해가 시작되었다. 동산에는 초시(初試)에 급제하신 조부님께서 난정(蘭亭)이란 정자를 세우시고 마음 맞는 팔도 유생들과 봄, 가을로 시작(詩作)을 하시며 백마산 풍월
김재영칼럼
충청일보
2017.09.0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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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찬인 수필가·전 충청북도의회사무처장] 겨울도 아닌데 웬 크리스마스 타령이냐고 할 것 같다. 어떤 분은 "아 그 영화"하며 배우 한석규와 초원사진관을 떠올릴 것이고, 누군가는 캐럴 송을 흥얼거리며 산타클로스를 상상할 것도 같다. 얼마 전 가을을 재촉하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날 저녁 청주아트홀에서는 작지만 의미 있는 음악회가 있었다. 청주시복지재단의 주관으로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힐링 나눔 콘서트가 열린 것이다. 이 행사는 2014년부터 청주지역의 복지기관과 시설에서 음악을 공부하는 청소년들에게 공연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청
신찬인칼럼
충청일보
2017.08.3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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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창밖에는 비가 내린다. 가뭄과 홍수 피해가 겹치며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농민들의 모습과 6.25 전쟁 후에 태어난 지도자들을 바라보니 6.25 전쟁을 겪었던 초등학교 시절과 오래전에 TV에서 6.25전쟁 당시 16~17세의 어린 나이로 학병(學兵)으로 참전하여 격전지에서 피어보지도 못한 채 꽃다운 나이에 전사한 이름 모를 병사들의 유해를 발굴하는 특집이 방영된 화면이 떠오른다. 6.25전쟁은 형제의 가슴에 총을 겨눈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이었다. 국가의 존망이 위태로워지자 학업에 전념하던 5
김재영칼럼
충청일보
2017.08.24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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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전 단양교육지원청 교육장·시인] 묻는 사람이 잘못이다. 당연히 콩밭 매는 게 훨씬 쉽다. 심지어 땡볕 아래에서 매더라도 애 보는 것보다 낫다. 콩밭 매는 거야 저 혼자 수고하면 된다. 뜨거운 햇볕도 저만 이겨내면 되지만 애 보는 일은 다르다. 그 어린 것과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하지 않으면 어림없다. 어른의 병이 1이면 아이는 100이라는 말이 있다. 그의 안색을 쉼 없이 살펴 어디가 아픈지 알아야 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병원 가기와 투약을 해야 한다. 병원 가기는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처음에는 밖에 나가는 것이 좋아
이진영칼럼
충청일보
2017.08.2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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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인간을 관계적(關係的) 존재라고 한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부모님과 형제자매와 생활하며 사회화(社會化)되어가고 성장하면서 크고 작은 많은 조직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 최근 들어 신문 사회면을 보면 원만하게 조직운영을 못하고 구성원 간에 갈등이 불거져 나오고 심지어는 살인으로까지 이어지는 불행한 사태를 볼 수 있다. 공자(孔子)가 35세 때였다. 제(齊)나라 경공(景公)이 공자에게 어떻게 하면 정치를 잘 할 수 있는가를 묻자 공자는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
김재영칼럼
충청일보
2017.08.2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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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영 전 청주고교장·칼럼니스트] 국내외의 어려운 정치상황 속에 광복절을 맞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 일제의 강점기 36년, 우리는 이름도 성(姓)도 빼앗기는 창시(創氏)개명의 수모를 당했고, 남자는 강제 징병(徵兵)이나 징요(徵用) 으로, 여자는 정신대로 끌려가는 등 젊음과 목숨까지 빼앗기는 질곡(桎梏)의 세월을 보냈다. 아버지께서는 한일합방 전 사천현감을 지내신 할아버지 밑에서 태어나시어 청빈한 양반가(兩班家)에서 가난한 젊은 시절을 보내셨고, 광복직전에는 사랑하는 아내와 어린 형제를 남겨두고 관부연락선에 몸을 싣고 망국(亡國)
김재영칼럼
충청일보
2017.08.1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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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영 전 단양교육지원청 교육장·시인] 초등학교에 다니던 어린 시절, 구슬치기용 구슬을 참으로 좋아했다. 맑고 투명한 유리 속에 천연색 무늬가 구름처럼 흘러가는 모양은 그 자체만으로도 경이로웠다. 그렇게 귀한 구슬을 친구보다 더 많이 가지고 있으면 참 어깨가 으쓱거려졌다. 어떨 때는 흐르는 물속에 넣고 얼마나 깨끗이 닦고 닦았던가. 물에서 꺼냈을 때 햇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모습은 참 황홀했다. 책상 서랍 속에 깊숙이 넣어두고는 수시로 꺼내 보며 남몰래 흐뭇한 미소를 지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서랍이 열고 닫힐 때마다 이리저리
이진영칼럼
충청일보
2017.08.0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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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찬인 수필가·전 충청북도의회사무처장]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제19대 대통령 취임 연설문에 나오는 말이다. 몇 번을 듣고 또 들어도, 읽고 또 읽어도 기분 좋은 말이다. 대통령께서 취임하시던 날, 이 말을 들으며 '정말 그런 사회가 왔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간절히 소망한 사람이 비단 나만은 아니었을 것이다.단 몇 마디에 불과한 이 말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왜 일까? 문장이 수려해서가 아니라 새 정부의 비전을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학창시절
신찬인칼럼
충청일보
2017.08.03 1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