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겨도 '여소야대' 안갯속 정국될 듯
협치없이 국정운영 불가… 통합이 급선무
후보 성적표 따라 정계개편 '회오리' 관측

[충청일보 김홍민기자] 대한민국 미래를 책임질 19대 대통령을 선택하는 선거의 날이 밝았다.

전날 각 당은 저마다 승리를 확신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은 견고한 '대세론'이 승리로 이어질 것으로 봤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서로 문 후보와 양강 구도를 구축했다면서 '대역전'을 주장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사표(死票) 심리' 방지에 주력하면서 '선거혁명'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누가 당선되든 향후 정국을 운영하기는 녹록치 않으리라는 관측이 대두된다.

당장 어느 당이 집권하더라도 의회 과반수를 차지하지 못하는 '여소야대'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개혁과제 추진은커녕 인사청문회를 통한 내각 구성부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각 후보의 성적표에 따라 정당 간 이합집산을 비롯한 정계개편의 회오리가 불 것이라는 예상도 있어,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는 '시계제로'의 안갯속 정국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과반이나 2위와 격차가 크게 차이나는 득표를 거두며 '압도적 정권교체'를 이룬다면 국정운영의 동력을 확보하면서 개혁 작업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 승리하더라도 '압도적 지지'를 받는 수준이 아니라면 국정운영이 쉽지 않으리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에 따라 민주당으로서는 문 후보가 당선된다면 국민의당·정의당 등 두 야당과의 소연정 가능성, 나아가 국민의당과의 통합 가능성까지 정계개편으로 이어질지 관심거리다.

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경우 '막판 대역전'에 성공하면 자연스럽게 보수 진영도 홍 후보와 한국당을 중심으로 세력을 형성하고, 바른정당과 새누리당은 한국당의 '구심력' 영향권에 든다. 홍 후보가 낙선하더라도 '당당한 2위'의 득표율을 올릴 경우 한국당 내 홍 후보의 지분이 커진다.

자신의 표현대로 "'박근혜당'이 아닌 '홍준표당'"이 되는 것이다. 홍 후보가 3위에 머무르거나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표를 받아들 경우 한국당은 친박과 비박의 갈등 구도가 표면화할 수 있다.

국민의당 역시 안철수 대선후보의 성적표에 따라 당의 명운이 좌우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안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현재의 정국은 제3당인 국민의당 중심으로 급격하게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의석수가 40석에 불과하지만, 집권 여당이라는 지위를 갖게 되는 만큼 이런 협치 체제와 정계개편 과정에서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혹시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의미있는 2위'를 차지한다면 여전히 국민의당은 '캐스팅보트'를 쥐고서 만만찮은 존재감을 과시할 수 있다. 반면 안 후보가 3등을 하거나 1위와 격차가 크게 벌어진 2위를 한다면 국민의당은 창당 이후 최대의 위기에 휩싸일 수 있다.

바른정당의 경우 유승민 후보가 만일 예상 이상의 성과를 거둔다면 계속 생존할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유 후보의 성적이 기대 이하일 경우에는 당의 생존 자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진보정당 최초로 두 자릿수 득표에 성공한다면 민주당이나 국민의당과의 연대를 통해 정의당 재도약의 발판을 확실하게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충분한 득표에 실패할 경우에는 내부에서 '세대교체론' 등이 터져 나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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