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교수신문은 올 한 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묘서동처(猫鼠同處·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으로 도둑 잡을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됐다는 의미)’가 선정되었다고 밝혔다.교수들이 고른 2, 3위 사자성어도 고달팠던 한 해를 연상케 하고 있다. 두 번째로 뽑힌 인곤마핍(人困馬乏)은 사람과 말이 모두 지쳐 피곤하다는 뜻인데, 코로나19 사태에 온 국민이 어렵게 버텨왔던 한 해라는 비유이다. 뒤를 이은 이전투구(泥田鬪狗)는 코로나19, 높은 물가와 집값 등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민생을 제쳐둔 채 서로
김진웅칼럼
충청일보
2021.12.16 18:28
-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아쉬운 심정으로 11월을 보내고 12월을 맞이한다. 달랑 한 장 남은 달력이 외롭고 썰렁하다. 올해 마지막 달을 맞으니 세월이 쏜살같음을 거듭 체감한다. 포근하던 날씨도 아침에는 영하로 떨어지니 너도나도 월동준비에 분주하다.위드코로나로 전환하고 더 좋아지기는커녕 확진자가 급증하고, 오미크론 변이까지 생겨 자나 깨나 걱정이다. 필자도 백신 접종을 이미 2차까지 받았지만, 약 3주 후에 추가 접종하기로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나 화상수업 등을 강화하면 현명할 것 같은데 여러 상황으로 부득이한 조치였을 것이다.
김진웅칼럼
충청일보
2021.12.02 15:21
-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 김장은 ‘겨울철의 반 양식’이라고 할 정도로 김장하는 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연례행사이다. “시월은 초겨울이라 입동·소설 절기로다. … 무·배추 캐어 들여 김장을 하오리라.”란 구절이 조선 말기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에 나올 정도로 예로부터 김장은 가정의 중요한 행사였다. 입동(立冬·11월 7일)은 겨울의 문턱이다. “입동 지나면 김장도 해야 한다.”는 속담처럼 과거부터 입동은 김장하는 기준인가 보다.예전에는 겨울철에 신선한 야채를 먹을 수 없는 계절이기에 김장은 중요한 영양 공급원이었다. 요즘에도 과
김진웅칼럼
충청일보
2021.11.18 16:18
-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월요일마다 친구들과 함께 산행을 하다가 코로나19 때문에 부득이 중단되었다. 무려 일 년 이 개월여 만에 산행 모임에서 가을 산에 오른다고 생각하니 가슴 설렌다. 마치 학생들이 소풍 가기 전날의 심정 같다. 등화가친(燈火可親) 계절에 책을 펼치고 몇 장 읽자니 언제 그려놓았는지 가을 산 삽화가 아른거리며 얼른 가자고 유혹한다. 위드 코로나(With Corona) 첫날, 억새와 단풍이 손짓하는 구룡산으로 향하니 가로수 은행잎도 노란 나비 떼가 되어 동행하여 주어 발걸음이 한결 가볍다.산기슭 오솔길에 들어서니
김진웅칼럼
충청일보
2021.11.04 16:10
-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 삼복더위에 시달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례적인 10월 한파로 옷깃을 여미게 한다. 등화가친(燈火可親)의 계절에 평소 관심이 많던 자기 계발 서적 중 선택에 관한 책을 산다. 요즘 결정할 중요한 일도 있어 숙독하니,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이 특히 가슴에 와닿는다.실제로 우리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과거에 있었던 일은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곱씹어 본다. ‘만약 내가 그때 다른 길을 선택했더라면…….’ 이 기회에 ‘선택에 관한 의미와 명언’을 알아보며 체화(體化)한다. ‘선택’의
김진웅칼럼
충청일보
2021.10.21 16:29
-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오는 10월 9일은 575돌 한글날이다. 한글날 대체휴일 운영으로 10월 11일(월요일)도 휴일이 된다. 연휴라고 놀러 다니며 좋다고만 하지 말고, 한글날을 맞이하여 세계에서도 으뜸가는 과학적이고 독창적인 한글에 자부심을 느끼며, 우리 말과 글을 사랑하는 태도를 가다듬고 좀 더 바른 말 고운 말을 쓰도록 힘써야 하겠다.신문·방송과 일상에서 특히 청소년들의 언어에서 범람하는 외래어, 은어, 신조어 등을 접할 때마다 고개가 갸우뚱하고 걱정이 앞선다. 이런 말들을 의미도 모르고 그냥 따라 한다면 실수와 결례를
김진웅칼럼
충청일보
2021.10.07 17:16
-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추석을 앞두고 우려되던 제14호 태풍 찬투(CHANTHU)는 다행히 한반도 내륙을 비켜 일본으로 건너가 소멸되었다. ‘찬투’는 캄보디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꽃의 한 종류답게 피해가 없었으면 했는데, 오랜 시간 제주 남해상에 머물면서 큰 어려움을 남겨 안타깝다. 요즘은 언제 태풍이 있었느냐는 듯 하늘이 더없이 높고 푸르고 두둥실 뭉게구름이 풍요롭게 노니며 추석맞이를 한다.백신 1차 접종자는 3천600만 4천101명으로 전 국민의 70.1%가 1회 이상 백신을 맞았다고 한다(9월 17일 오후 5시 기준). 지
김진웅칼럼
충청일보
2021.09.23 16:45
-
[김진웅 칼럼] 김진웅 수필가 태풍과 가을장마 영향으로 오랫동안 폭우가 내려 큰 피해를 주어 안타까웠는데, 점점 하늘이 높고 청명하고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지며 가을이 성큼성큼 다가오고 있다. 길에 버려졌던 유기견을 데려다 키웠던 90대 할머니가 이 반려견의 도움으로 구출된, 마치 원주 치악산 상원사의 '은혜 갚은 꿩' 등 전래 동화 같은 가슴 훈훈한 미담에 진하게 감동하였다. 충남 홍성군 서부면에 거주하는 김 모(93) 할머니가 실종된 지 40시간 만인 지난달 26일 오후 3시쯤 집에서 2㎞가량 떨어진 들판에서 쓰러진 채 발견되었다.
김진웅칼럼
충청일보
2021.09.09 16:40
-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오늘도 작은 배낭을 메고 우암산으로 향한다. 하드웨어인 뇌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인 마음의 스트레스도 많이 받게 하는 코로나19로 모임을 거의 못 하니 우암산 걷기길을 걸을 때가 더 많아진다. 아직 한낮에는 볕이 따갑지만, 남실남실 부는 산들바람에 하늘이 높아지고 뭉게구름이 두둥실 떠간다. 솔솔바람이 불어오고 부지런한 고추잠자리가 가을의 문턱이라고 일러준다. 곳곳에서 우암산이라 소〔牛〕가 설명하는 안내판의 글귀처럼 자연과 하나 되고 사람과 교감하는 정겨운 우암산 걷기길이다.우암산 걷기길의 가파른 곳은 계단을
김진웅칼럼
충청일보
2021.08.26 16:05
-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말도 많고 걱정도 많던 2020 도쿄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지난해 열릴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개최가 1년 연기됐다. 역사상 올림픽이 취소된 경우는 있었으나, 연기된 것은 최초의 일이다. 양궁·수영·탁구 등 우리 선수들은 코로나19와 폭염 속에서 아쉬움과 진한 감동을 주었다. 특히 우리 여자배구는 코로나19와 경제난 등으로 지친 국민들에게 많은 희망과 교훈을 주었다.지난 8일(일요일) 아침, 외출도 미루고 손에 땀을 쥐고 한국과 세르비아의 여자배구 경기를 지켜보는데 왠지 가슴이 뭉클하고 눈물이
김진웅칼럼
충청일보
2021.08.12 16:40
-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 올여름은 찜통더위, 가마솥더위보다 지독한 ‘압력솥 더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폭염이다. 그래도 2020 도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의 승전보 덕분에 폭염과 코로나19 고통도 다소나마 잊게 해주어 무척 고맙다. 선수들이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피땀 흘려 연마한 보람과 감동이다. 특히, ‘주몽의 후예’다운 우리 양궁 대표팀의 쾌거는 코로나19 등으로 지친 우리에게 많은 희망과 긍지와 교훈을 주고 있다.중계방송으로만 보아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강채영, 장민희, 안산으로 구성된 여자 양궁 대표팀은 지난 25일
김진웅칼럼
충청일보
2021.07.29 17:02
-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며칠 전 어느 라디오 방송을 듣다가 “일회용 물티슈의 재료는 무엇인가?”라는 퀴즈가 나왔다. 처음에는 펄프(종이류) 또는 섬유일 것으로 생각했다가 언젠가 들은 것 같아 ‘플라스틱’이라고 보냈다.이 퀴즈를 계기로 좀 더 알아보니 놀랍게도 플라스틱으로 일회용 물티슈를 만드는 것이었다. 일회용 물티슈를 무심코 자주 사용하고도 그 재료조차 몰랐던 것을 반성하는 기회가 되었다.물티슈에 대하여 좀 더 알아보았다. 관련 신문기사(세계일보·2021.7.12.)를 보고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소비자 10명 중 6명은 일회
김진웅칼럼
충청일보
2021.07.15 17:10
-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며칠 전, 6.25전쟁 71주년을 맞이하여 경건한 마음으로 6.25의 교훈과 참전유공자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을 기려보았다. 오후 늦게 한적한 오솔길에 접어들어 라디오를 들으니, 모 방송국의 '무명을 밝히며' 이었다. 진행자와 ○○정형외과 원장의 대담이었다. 인간의 삶, 사고 또는 인간다움 등 인간의 근원 문제에 관해 탐구하는 인문학 강좌같이 가슴에 와닿아 진한 감명을 받았다. 얼핏 생각하면 의사(醫師)는 진료하고 수술하느라 과묵하고 딱딱한 줄 알았는데, 그분은 여느 상담자보다도 더 다정다감하였다. 마치
김진웅칼럼
충청일보
2021.07.01 16:05
-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지난 5월 10일,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을 하였다. 연령대에 따른 안내 문자를 보고 질병관리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접종하는 병원이 예상보다 많았다. 집에서 가까운 병원을 선택하고 날짜, 시간 등을 신청하니 잠시 후 “국민비서에서 알려드립니다”하며 예약상황 문자가 왔다. 6월 3일 11시, ○○가정의학과의원, 병원 전화번호, 주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약번호 등이 적혀 있었다. 안내 문자 끝에 있는 “우리함께일상으로/코로나19예방접종”이란 표어가 가슴에 와닿았다. 아내도 나와 동일하게 예약을 하였는
김진웅칼럼
충청일보
2021.06.17 17:00
-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코로나19로 몸과 마음이 시달린 지 일 년 육 개월 정도 되고 있다. 날마다 보도되는 확진자 수를 볼 때마다 착잡하기 그지없다. 이젠 백신 접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니 언제인지는 몰라도 터널 끝이 보이는 듯하다.가족 기념일을 잘 챙기는 것도 좀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코로나19와 싸우면서는 더욱 어렵다. 두 달 전 아내의 칠순 생일이었다. 여느 때 같으면 동남아라도 다녀오겠지만 지금은 제주도도 어렵다. 고심 끝에 서해안 나들이라도 하려고 1박 2일 계획을 세웠다.그럴듯한 숙소도 좋겠지만, 퇴직 교원도
김진웅칼럼
충청일보
2021.06.03 15:28
-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우리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 의미를 새겨보는 가정의 달이며, 5월 19일은 불기 2565년 부처님오신날이다. 온누리에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의 대광명이 충만하고 평화와 행복이 가득하기를 축원하며, ‘행복한 삶’이란 무엇인가 관조해 본다.나의 인생 단계는 어디쯤일까. 중년기를 가리키는 연령은 어느 정도 임의적이지만 일반적으로 40~60세로 규정하고 있고, 노년기도 일치된 정의는 내려져 있지 않지만, 통계 및 공공행정의 편의를 위해 대부분 60세나 65세 이상의 연령층을 노년기로 규정한다고 한다.나이를 한
김진웅칼럼
충청일보
2021.05.20 14:07
-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시인지난해 5월 가정의 달에도 코로나19로 많은 제약을 받고 힘들었을 때, 올 5월에는 종식되어 자유로워질 줄 알았다. 웃어른을 찾아뵙고 공경과 사랑을 두루 실천해야 하지만, 친지 방문은커녕 부모님 뵙기도 어렵다. 어렵사리 만나도 마스크를 쓰고 방역수칙도 지켜야 한다. 각종 모임이나 행사가 많기 때문에 가정의 달이 확산의 고비가 될까 우려된다. 지금 상황으로는 내년 가정의 달에 자유롭게 왕래한다고 장담할 수 없는 현실이 착잡하기 그지없다.안타깝게도 코로나19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지만 어느덧 일 년의
김진웅칼럼
충청일보
2021.05.06 15:40
-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공허한 생활을 하다 보니 자유스럽게 여행하던 때가 행복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오래전에 필리핀 관광을 가서 뗏목을 탈 때, 물살이 잔잔한 곳에 이르자 노를 젓던 사공이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흥겨운 율동과 함께 불렀다. “오빠는 강남스타일…….” 우리말을 유창하게 하는 것을 보고 놀랍고도 자랑스러웠다. 요즈음도 우리말이 세계어가 되는 것이 많다. 불고기, 김치 같은 말은 긍지를 갖게 하지만, 갑질, 위선, 무능, 내로남불 등은 부정적인 말로 부끄럽기 그지없다.한류 붐과 K팝은 우
김진웅칼럼
충청일보
2021.04.22 15:36
-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일 년이 훨씬 넘도록 힘들게 하는 코로나19는 우리나라만의 고통은 아닌가 보다. 며칠 전 신문에서 본 프랑스의 어느 레스토랑 대표는 “봉쇄령으로 레스토랑을 닫으니 배달, 포장 판매만 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무언가 새로운 게 필요했어요. 한국 음식을 생각하게 됐죠.”10여 년 동안 한국을 오가며 한식에 대한 레시피(조리법)를 연구한 그는 폐쇄 조치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김치볶음밥, 파전, 양념통닭 등을 도시락 메뉴로 내세웠다고 한다.양념통닭 이야기에 문득 서울 서교동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젊은 박재휘 대표의
김진웅칼럼
충청일보
2021.04.13 14:41
-
[김진웅칼럼] 김진웅 수필가얼마 전 병원에 가니 의사와 간호사가 새삼스레 젊어 보여 부럽기도 하였다. 군인·교사·의사 등이 앳돼 보이기 시작하면 나이가 들어가는 신호라는 말이 실감 난다. 하릴없이 들여다본 거울 속의 모습도 낯설다. 머리카락은 자꾸 빠지고, 흰머리는 늘어나고, 산책할 때 오솔길을 선호한다. 스마트폰과 TV 리모컨 사용도 때로는 애처로울 정도로 무능함을 드러낸다. 어르신 10명 중 한 명꼴로 앓고 있다는 치매를 지인이 걸렸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치매에 대하여 방송이 나올 때는 귀를 쫑끗 세운다. 간혹 머리가 아플 때나
김진웅칼럼
충청일보
2021.03.25 1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