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살처분 기록

[충청일보 이정규기자] 전국적으로 봤을 때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위험이 여전하지만, 충북 지역은 21일로 이동제한이 모두 풀리면서 AI가 '사실상 종식'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11월16일 음성 오리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지 3개월여 만이다.

20일 충북도 방역당국에 따르면 이날 도청에서 가축방역심의회를 열어 마지막 이동제한 지역인 진천과 음성에 대해 해제를 결정했다.

발생일 기준 125일만에 이동제한이 사라지면서, 농민들은 승인 절차를 거쳐 입식이 가능하게 돼 그간 AI로 인해 막혔던 숨통이 트이게 됐다.

올해 AI는 역대 최대라는 달갑지 않은 기록을 남기게 됐다.

108개 농장에서 사육한 오리 77만 마리, 닭 222만 마리, 메추리 93만 마리 등 392만 마리를 살처분한 것이다.

음성에서 시작한 AI는 진천, 청주, 충주, 옥천, 괴산 등 6개 시·군 85개 농장에서 발생했다.

가축별로는 종계 3개, 산란계 14개, 육계 1개, 토종닭 2개, 종오리 10개, 육용오리 53개, 메추리 2개 농장이다.

특히 이번 AI 바이러스는 'H5N6형 고병원성I'으로 진단되면서 사람 감염 위험성까지 경고돼 방역 투입 인력들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사육 농가 농민들은 종잡을 수 없는 AI 확산에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고 방역 인력들도 24시간 비상 상황에 '파김치'가 돼 버렸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AI가 잡히기 시작했다.

오리농장은 지난해 12월24일 오창을 마지막으로, 닭은 지난해 12월23일 음성 생극을 끝으로, 메추리는 지난해 12월29일 음성 금왕에서 발생한 뒤 더이상 AI바이러스는 나타나지 않았다.

발생 지역별로는 청주가 지난해 12월24일, 충주가 지난해 12월5일, 옥천이 지난해 12월21일, 진천이 지난해 12월20일, 괴산이 지난해 12월3일, 음성이 지난해 12월29일이 마지막 날이다.

사상 최대 살처분이라는 충격에 충북도는 해마다 겨울철이면 발생하는 AI에 대한 예방책으로 '11월부터 3월까지' 4개월 가량을 휴업시키자고 정부에 제안하기까지 했다.

정부도 이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충북도는 또 방역세를 거둬 원인자 부담을 시키자는 제안도 함께 냈다. 막대한 보상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유다.

실제 이번 AI로 농가에 지급해야할 보상비가 약 256억 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보상비는 국비 80%, 도비 10%, 시·군비 10%로 지급하도록 돼 있다.

각 시·군에서 평가위원회를 열어 감액 기준(소독 설비 미비, 관공서 지시사항 불이행 등)을 평가해 감액시킨 뒤 도에 신청하는 절차를 갖는다.

지금까지 충북도는 가지급금 50%인 117억 원 정도를 지급했다. 나머지 보상비는 시·군 신청에 따라 지급 중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살처분 가축이 많아 사육 농민들의 아픔이 컸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나마 이동제한이 해제된만큼 시름을 덜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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