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밍신드롬 설명 과정서 나와… 시간있었으면 왜곡, 변질되지 않았을 것"

▲  물난리 속 유럽연수를 강행해 공분을 산 김학철(왼쪽)·박한범 충북도의원이 23일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권보람기자

[충청일보 이정규 기자] "국민이 레밍같다"라는 표현을 해 공분을 샀던 충북도의회 김학철 의원이 22일 귀국해 기자회견을 열고 "레밍 발언이 국민을 빗대거나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이날 박한범 의원과 함께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대도민 사죄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 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레밍 발언은 '레밍 신드롬'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며 "만일 설명할 시간이 충분했다면 왜곡, 변질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레밍은 지도자 주장에 대해 진영이 나눠져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을 말한다"며 "이번 연수에 대해 '외유'라고 비난한 것에 대한 반론 차원에서 말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3개 상임위, 올해 2개 상임위가 연수를 다녀왔는데, 행정문화위원회만 두번씩이나 연기돼 올해 가게 됐다"며 "내년에 가는 것이냐말로 지방 선거를 앞두고 가는 외유성이라는 비난의 화살을 받을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수재민을 뒤로 하고 떠난 부분에 대해서는 "출발 전날까지 지역구인 충주의 피해와 청주의 피해를 살폈다"며 "피해 집계가 10일 정도 돼야 정확히 나올 수 있다고 들어 상황 인식을 제대로 못한 잘못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출발 전 인천공항에서도 5명의 의원들이 상의했지만, 대부분 비 피해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고 출발쪽 의견으로 모아졌다"고 했다.

늦게 귀국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한꺼번에 8명의 비행기 표를 구할 수가 없어 여야 2명의 의원을 먼저 보내기로 결정했다"며 "대표단장(위원장)이기 때문에 나머지 인원을 챙겨 가는게 좋다고 보고 늦게 출발하게 됐다"고 했다.

거취에 관한 질문에 대해 김 의원은 "따로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서도 "원포인트 의회를 통해 특별재해지구 지정을 위한 자연재해법상 액수, 범위 문제를 국고 보조 외에 지방비 예비비 지출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당장 의원직 사퇴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뜻을 비쳤다.

박한범 의원은 김 의원과 함께 낭독한 사죄문에서"수재민들의 아픔과 상처에 대해 뜨거운 눈물로 속죄하는 모습으로 다가가도록 하겠다"며 "해외 연수와 부적절한 언행과 처사로 도민 여러분들은 물론 국민들께 오해토록 아물지 않을 상처와 분노를 드린데 대해 고개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시민단체 모씨와 한 도민이 뛰어들어 언성을 높이며 몸싸움까지 벌이려고 해 소동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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