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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전체 199건) 제목보기제목+내용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마흔석 섬이라굽슈?" 황인술은 부지런히 머리를 굴려 보았다. 마흔석 섬이믄 쌀이 스물두 가마니에서 반 가마니 부족한 분량이다. 여섯 식구가 3년 반 동안 먹을 수 있는 쌀이다. 아니 그 정도의 쌀만 있으면 논을 보통 답으로 다섯 마지기는 충분히 살
한만수   2009-09-28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물론 시방 자네 수중에 돈이 읎다는 점은 알고 있네. 해서 말인데 당장 논을 자네 앞으로 넘길팅게, 앞으로 농사를 지어감서 갚으믄 되네." "아이고! 그릏게만 해 주신다믄이야. 죽을 때 까지 그 은혜 갖고 갑쥬. 암유. 우리
한만수   2009-09-27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황인술은 이복만이 하는 말이 도지로 붙이고 있는 논을 내 놓으라는 말로 들렸다. 이복만에게서 도지를 얻어 부치고 있는 논은 다섯 마지기다. 다섯 마지기라도 해 봤자 풍작 일 때 벼를 스물 한섬 반, 평작 일 때는 스무 섬밖에 소출하지 못한다. 그 중에
한만수   2009-09-24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황인술이 기억을 더듬는 사이에 변쌍출이 잔기침을 하며 나섰다. "환갑잔치 하는 것 츠름 죽은……" 순배영감은 그 난리를 치던 날 동네 젊은 것들이 죽은 이복만 내우를 등에 업고 춤은 안 추었나? 라는 말은 입 밖으로 내지 않고
한만수   2009-09-23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해룡네는 더 이상 있어 봤자 상대해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고 팔짱을 낀 체 입술을 삐죽거리며 돌아섰다. 황인술이 턱으로 자기 집 쪽으로 가는 해룡네를 가르키며 물었다. "암 것도 아녀." 순배영감은 담배 연기를 내 뿜으며 들판 쪽을 향해 돌아앉았다
한만수   2009-09-22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저 년이 시방 머라고 주딩이를 찢고 있는 거여. 아……아녀……똥이 무서워서 참나, 드러워서 참는 거지. 퇘! 재수가 읎을라고 항께…… 보은댁은 더 이상 상종할 인간
한만수   2009-09-21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집 앞에서 늘어지게 하품을 하며 들판을 쳐다보던 해룡네가 설사병 걸린 사람 뒷간 찾는 걸음으로 달려와서 승우의 얼굴을 바라보며 까꿍까꿍 거렸다. "참말로 똑똑하게 생겼어. 너무 똑똑하게 생겨서 지 성을 올라 타겄는 걸?" "지, 성 누구?" 철용네의
한만수   2009-09-20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축제(祝祭)와 축제(築堤)의 차이
축제는 끝이 났다. 축제가 끝난 광장에 남는 것은 철거를 하지 않은 애드벌룬과 야시장부스 들 뿐이다. 축제의 마지막 팡파르를 울렸던 불꽃놀이는 흔적도 없는데 광장에는 온갖 쓰레기가 축축하게 이슬에 젖어있다. 쓰레기만 노숙을 한 것은 아니다. 지난 밤
한만수   2009-09-17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벼를 흝어 낸 짚단 중에 좋은 것은 지붕에 이엉을 하고, 새끼나 꼬거나 가마니를 짜는데 사용할 목적으로 헛간에 잘 쟁여 놓는다. 또는 소 먹이나 외양간에 깔아준다. 소에 밟혀서 소똥과 뒤섞인 거름은 다시 논에 뿌려져서 새로 자라나는 모의
한만수   2009-09-17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벼농사는 겨울 동안 얼었던 계곡의 물이 풀리고 버들가지에 푸릇한 새싹이 돋아나면 시작이 된다. 먼저 모판을 만들어야 하는데 풀을 베고 나뭇잎을 긁어모아서 논에 넣고 자근자근 밟아서 상판을 만든다. 그 위에는 겨울 동안 아궁이에서 긁어내어 뒷간 구석에
한만수   2009-09-16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낮에 어무니가 면사무소에 찾아 오셨잖여. 거기서 하시는 말씀이 당신이 아를 벴다고 하시든데, 역부러 면사무소까지 오셔서 그냥 해 보는 소리가 아닌 거 같아서 하는 말이잖여. 대체 그기 말이나 되는 짓이여?" "당신 말 참 잘했슈. 당신은 체민이라는
한만수   2009-09-15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옥천댁은 시어머니에 대한 죄스러움과 야속한 남편에 대한 원망이 겹쳐서 눈물이 날 것 같아서 억지로 이불을 개 장롱에 넣었다. "여하간 몸조심해야 한다. 니 태몽하고 꼬막네 말대로 손자를 낳는다믄 승철이 문제는 새로 생각해 볼 문젱께." 보은댁은 옥천댁
한만수   2009-09-14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밖에는 여전히 마당을 뚫어 버릴 것처럼 소나기가 내리꽂히고 있었다. 옷을 입는 소리와 함께 컴컴한 구석에서 나지막하게 들려오던 박태수의 목소리가 가슴을 두들기는 것을 느꼈을 때서야 자신이 엄청난 일을 저질렀다는 걸 알았다. 기억은 징검다리처럼 그 시점
한만수   2009-09-13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서른두 살의 옥천댁이다. 성적으로 한참 민감한 나이에 임신한 암소를 바라보며 남편과 합궁. 그것도 미완으로 끝난 합궁을 생각하는 사이에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얼굴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슴이 울렁거리며 온 몸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한만수   2009-09-10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딸들을 임신했을 때도 똑같이 입덧을 했었고, 출산을 할 때는 똑같이 생살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을 겪었다. 그런데도 딸들의 잠지를 만져 보았을 때는 이처럼 가슴에서 넘쳐흐르는 전율을 느껴 보지 못했다는 것이 견딜 수 없는 미안함과 죄스러움으로 살아났기
한만수   2009-09-09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안방은 어제 저녁부터 서너 시간 간격으로 장작불을 넣어서 방바닥은 후끈후끈 거린다. 게다가 행여 바늘만한 바람이라도 들어 올까봐 창문이며 방문에 이불호청을 걸어 놓아서 가만히 있어도 얼굴이며 목에 땀방울이 맺힐 정도다. 보은댁은 옥천댁에게 가문의 대를
한만수   2009-09-08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에! 두 번째로 드릴 말씀은 이븐에 우리 동리에 비료가 열 포 배당이 됐슈. 생각 같아서는 집집마다 한 포씩 나눠 주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열 포 벢에 안돼서 부득이, 비료대 미수가 읎는 집 부텀 배당을 해 주고 나서 여분이
한만수   2009-09-07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박평래는 변쌍출의 말에 대답을 하지 않았다. 말없이 주머니에서 쌈지를 꺼냈다. 손바닥 길이만한 곰방대에 담배를 눌러 담아서 불을 붙인다. 담배 연기를 코로 길게 내 뿜으며 이병호의 집 대문을 지그시 응시한다. "암만해도 우리들 보다는 맘이 틀리겄쥬.
한만수   2009-09-06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난 이븐에는 틀림읎는 아들인 줄 알았는데……" 날망집은 자식 자랑을 하는 표정을 짓는 청산댁의 말을 무시해 버리고 말머리를 돌렸다. 서울에서 무얼해 먹고 사는지 소식도 없는 아들 형제들의 얼굴이 울컥 떠 올라서였
한만수   2009-09-03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한만수의 대하 장편소설 '금강'
새벽안개는 들불처럼 들판 여기저기로 옮겨 다니는 이른 아침이다. 오늘은 다른 날과 다르게 둥구나무 밑이 조용하기만 했다. 둥구나무 밑에는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삼삼오오로 둘러서 있다. 몇몇의 남정네들은 너럭바위에 앉아 있는 순배영감과 변쌍출을
한만수   200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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